[금리변동기 재테크] 금리 '꿈틀'…회전식 정기예금 고려할만

금리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비록 최근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시장금리는 그동안 야금야금 올랐다. 일부 은행은 이미 정기예금금리를 인상했다. 국내뿐만 아니다. 세계 경기가 기지개를 켜면서 전 세계적으로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유자금을 굴리기가 쉽지 않다. 장기로 은행에 맡기자니 금리가 오르면 손해볼 것으로 우려된다. 그렇다고 증시에 뛰어 들자니 불안한 금융시장을 바라보면 영 내키지 않는다. 주가연계상품도 증시불안과 함께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들면 금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하고 있다. 은행 상품 중에서는 변동된 금리가 적용되는 '회전식 정기예금'이 안성맞춤이라고 얘기한다. 또 금리가 급반등하기는 힘든 만큼 가능한 한 절세상품을 찾는 것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한다. ◆회전식 정기예금이 우선 대상=금리 상승기에 목돈을 굴리기에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으론 단연 회전식 정기예금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2001년 말부터 판매를 시작한 회전식 정기예금은 2003년도에만 25조원 이상 급증하면서 전체 잔액이 55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세금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약정 만기가 1년 이상이면서도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마다 금리가 변경되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회전식 정기예금 1년제(3개월 회전식)에 가입했다면 3개월마다 변경된 금리가 적용된다. 회전식 정기예금에 가입한 뒤 3개월 이내에 예금 금리가 상승한다면 3개월 이후부터는 인상된 예금 금리를 적용받는다. 정기예금에 가입하면서도 금리 상승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인 셈이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중도에 해지해도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대부분 은행이 최초 1회전 기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우대금리를 지급하기도 하므로 여러가지로 유리하다. ◆절세형 상품과 신상품에 주목=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기를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급등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선 역시 이자소득세를 덜 내는 절세형 상품이 유리하다. 65세 이상 경로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생계형 저축(1인당 2천만원)의 경우 이자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일반인이라면 1인당 최고 6천만원까지 주어지는 세금우대저축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세금우대저축의 이자소득세율은 10.5%로 일반과세 세율인 16.5%보다 싸다. 신상품도 주목의 대상이다. 은행들이 내놓는 신상품은 금융환경 변화를 감안,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포인트를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12월1일부터 공동 판매할 '한마음 정기예금'. 이 예금의 금리는 연 4.4%로 결정됐다.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두 은행은 각각 5천억원 한도로 선착순 판매할 예정인 만큼 이 상품도 적극 이용할 만하다. 이밖에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1∼1.5%포인트 이상 높은 은행 후순위채나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2%포인트 가량 높은 상호저축은행 정기예금도 고려할 만하다. 다만 은행 후순위채는 만기가 5년 이상인 장기라는 점을,상호저축은행은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섣부른 단기투자는 금물=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가능한 한 단기로 자금을 굴리는 것이 낫다. 단기로 돈을 굴리다가 금리가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될 경우 장기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금리상승기 재테크'의 기본이다. 그러나 금리 예측에 따라선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만일 단기상품에 넣어 두고 기다리는데 금리 상승폭이 미미할 경우 오히려 상대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 장기 상품일수록 금리를 더 주고 단기 상품일수록 금리를 덜 주는 '예금금리의 장고단저(長高短低) 구조' 때문이다. 현재 1년제 정기예금은 연 4.0∼4.2%의 금리를 지급한다. 반면 3개월제는 연 3.6%에 불과하다. 따라서 3개월마다 최소한 0.2%포인트 이상 금리가 오르지 않는 한 처음부터 1년제 금리를 적용받는 게 유리하다. 게다가 1년 미만 정기예금은 세금우대혜택을 받을 수 없으므로 이를 감안하면 그 이상으로 금리가 상승해야 수지가 맞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3개월이나 6개월 단위를 단기로 생각하며 자금을 굴리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 도움말=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