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변동기 재테크] 주택대출 장기전환 고려해 볼만

시장금리의 점진적인 상승세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등으로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금융 소비자들은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년 전 CD(양도성 예금증서) 금리 연동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민종씨(42ㆍ회사원)도 비슷한 사정이다. 당시 연 7.3%이던 대출금리가 지난달에는 연 5.9%까지 떨어졌지만 최근엔 다시 연6.3%까지 높아졌다. 이씨가 고민하는 것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저금리 추세가 이제는 방향 전환을 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다는 것. 시중은행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 테크가 중요하다"며 "대출 갈아타기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 장기 대출상품이 유리하다 '10ㆍ29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만기가 10년 이상인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 대출상품의 장점은 우선 10년 이상 대출이어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주택 시세 대비 대출한도)이 최고 60%에 달해 일반 대출상품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는 점이다. 매매가가 5억원인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을 경우 일반 담보대출은 1억7천6백만원만 대출받을 수 있지만 10년 이상 대출은 2억7천6백만원까지 가능하다. 소득공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근로자가 85㎡ 이하 주택을 취득하기 위해 이 대출을 받는 경우 해마다 낸 대출이자만큼을 최대 6백만원까지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예컨대 1억원을 연 6% 금리로 대출받았을 경우 1년 동안 상환한 이자 6백만원을 모두 소득공제받음으로써 급여 수준에 따라 적게는 59만원, 많게는 2백38만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같은 세금감면 효과를 감안하면 대출이자는 3백62만∼5백41만원으로 줄어들어 실제 대출금리는 최저 연 3.6%까지 떨어진다. 특히 올해부터는 만기가 15년 이상인 주택자금 대출이자에 대해서는 소득공제한도가 1천만원으로 늘어나는 만큼 15년 이상 대출상품에 관심을 둘 만하다. 10년 이상 장기대출은 또 상환조건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정책자금대출인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나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구입자금 대출은 매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이어서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10년 이상 장기 대출상품은 만기까지 이자만 내고 만기 때 원금을 갚는 만기 일시상환식도 가능하기 때문에 급여생활자들이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다. 장기 대출상품을 이용할 때 유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만기 이전에 상환하면 중도 상환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만기가 1년 미만 남은 상태에서 상환하면 상환금액의 0.5∼1%를,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갚으면 1∼2%를 부담해야 한다. ◆ 은행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도 고려할만 3년 만기 고정금리대출의 적용금리는 현재 연 7% 수준이다. 연 6%대인 CD연동 대출보다 1%포인트가량 높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거래실적이 우수한 단골 고객이나 해당 은행 신용카드 소지자, 급여이체자, 예ㆍ적금 가입자, 자동이체 고객 등은 0.3∼0.5%포인트까지 대출금리 우대를 받을 수 있으므로 실제 금리차이는 1% 미만이다. 고정금리 대출은 처음 적용한 금리가 만기일까지 그대로 적용되므로 앞으로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 이익을 보게 된다. 고정금리형 대출로 갈아탈 때는 앞으로 금리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만큼 철저히 자신의 책임 아래 결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다. 현재 국민은행은 일정(거치)기간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거치기간이 지나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금리는 연 6.01∼8.92%.10년 이상 대출약정을 맺을 경우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금리는 최저 연 5%대로 낮아진다. 기업은행은 대출받은 후 1년간 금리가 변하지 않는 '원화대출연동 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대출금리는 연 5.86∼7.36%(대출기간 10년 기준) 수준이다. 대출기간의 3분의 1 이내에서 최장 5년간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둘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자율 스와프를 통해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만기 5년짜리 대출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금리는 변동형 대출에 비해 0.5%포인트 정도 높다. 이밖에 조흥은행과 제일은행도 각각 만기 3년, 5년짜리 고정금리형 상품을 연 6∼7%대에 판매하고 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