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오히려 뒷걸음질 ‥ 10월 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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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급증하면서 10월 중 공장가동률이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로 높아지는 등 주요 실물경기 지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3.8% 줄어들면서 4개월 연속 뒷걸음질해 수출 상승세를 뒷받침할 성장동력이 한계에 이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도소매 판매도 같은 기간 중 1.7% 감소,8개월째 마이너스를 지속해 아직은 수출 회복이 내수 경기를 견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수출용 제품 출하가 17.8% 늘어나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81.1%로 지난 97년 4월(81.5%)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데 힘입어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생산이 38.5% 늘었고 휴대폰 등 영상음향통신은 13.7%,자동차는 13.1%,기타운송장비는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생산 증가에 힘입어 경기 동행종합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1.0%포인트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선행종합지수(전월차)도 5개월째 상승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 줄어 전달의 감소폭(-2.2%)보다 커졌다.
이에 따라 10월 중 생산능력은 산업생산 증가율(7.4%)에 훨씬 못미치는 2.7% 늘어나는 데 그치는 등 잠재성장 능력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국 불안과 기업 비자금 수사 여파로 기업인들의 심리가 불안해진 데다 인건비가 싼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이 많아 설비투자가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내수 소비는 백화점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어드는 등 소매업이 극히 부진(-3.4%)했다.
특히 승용차 냉장고 등 내구재 판매가 14.2% 감소했다.
한편 통계청은 1998년 8월 이후 최근 경기 정점(고점)을 2000년 8월로 잠정 설정하고,96년 3월과 98년 8월을 각각 경기 정점과 저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0년 이후 경기는 확장기 33개월,수축기 19개월로 7번의 순환을 거듭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