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5일개봉 '러브 액추얼리'..'10인10색' 멋진사랑 따라해봐

커티스가 각본과 연출을 겸한 신작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는 앞선 세 영화의 명성을 승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대작이다. '십인십색'의 사랑법을 제시하는 이 작품은 등장인물과 이야기가 가장 많은 로맨틱코미디중의 하나로 평가된다. 이야기의 중심은 미혼의 영국 총리(휴 그랜트)와 평범한 용모의 여비서 나탈리(마틴 매커친)간의 러브스토리다. 여기에 총리의 여동생인 캐런과 남편 해리(앨런 릭맨)간에 겪는 중년의 위기,해리 회사의 여직원인 사라(로라 리니)가 수년간 짝사랑해 온 직장 동료와 펼치는 애정 쌍곡선,한물 간 록스타와 매니저와의 질긴 인연,엄마가 숨진 뒤 더욱 깊은 애정을 쌓아가는 의붓아들과 새아빠(리암 니슨),말 한마디도 안 통하는 외국 여인에게 청혼하는 작가 제이미(콜린 퍼스),친구의 부인 줄리엣(키라 나이틀리)을 연모하는 마크(앤드루 링컨) 등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 각 에피소드들은 단락 식의 옴니버스로 연결되는 게 아니라 정교하게 분할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 있다. 복잡한 이야기 구조이지만 낯익은 스타와 차별화된 에피소드들로 인해 혼란스럽지 않게 전개된다. 작품 속의 모든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특별한 연애 사연을 지녔다. 그것은 신분이나 국적을 훌쩍 초월한 맹목적인 것이다. 총리가 연인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거나 한 남자가 연인을 찾아 국경을 넘는 게 그것이다. '사랑의 바이러스'에 일단 감염되면 누구나 이처럼 불가항력적인 운명에 이끌리게 된다. 극 중에서 사랑의 성취는 오랜 기다림 끝에 실현되기도 하지만 뜻밖에 이뤄지기도 한다. 사랑이란 그처럼 예측불가능한 것이다. 영국 총리가 정적 겸 연적인 미국 대통령을 향해 자국의 자존심을 역설하는 대목에선 '사랑을 쟁취한 승자의 용기'가 상징적으로 드러난다. 빌리 밥 손튼이 연기한 미국 대통령은 빌 클린턴의 호색한적인 면모와 조지 W 부시의 오만함을 합친 듯한 인물로 영국인들의 시각이 반영돼 있다. 동시에 이라크전을 계기로 '푸들'이란 별명을 얻은 토니 블레어 총리를 향한 정치적 일침으로 읽혀진다. 5일 개봉,15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