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인천 물류산업 전례없는 호황 ‥ 수출호조 등

지난 30일 밤9시 부산 감만부두 내 한진터미널. 늦은 시간이지만 터미널은 대낮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온 5만TEU급인 '한진와싱톤호'에 실려 있는 화물을 내리는 동시에 중국으로 가는 화물을 싣느라 크레인들이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원양선사 항공사 등 국제물류수송업체들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수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중국특수가 이어지고 있어 물동량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세계경기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진터미널을 이용하는 국내 최대의 선사인 한진해운의 실적은 이같은 호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올들어 지난9월까지의 매출은 4조8백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9% 늘었다. 영업이익은 2천7백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9억3천만원보다 무려 56배나 늘었다. 수요가 늘면서 한진해운의 주력운송품인 컨테이너와 벌크화물의 운임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한진해운 옥영충 원양과장은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의 운임이 미주 서안에서 한국을 오가는 경우 올초보다 7백달러가 오른 2천4백달러, 유럽쪽은 배나 올라 1천4백달러 정도로 올해 운임이 사상 최고실적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벌크화물도 미국 동해안에서 일본 한국 중국으로 오가는 t당 운임은 45달러로 올초보다 2배이상 올랐다. 용선료도 크게 올랐다. 중국에서 철광석이 모자라 미국 등지에서 대거 수입하는 바람에 선박부족난으로 7만4천t급 벌크선박의 일일 용선료는 3만달러를 호가해 올초보다 3배이상 올랐다. 한진해운과 함께 국내 원양선사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현대상선도 미주와 유럽항로를 기반으로 호황을 누리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선대를 지난해12월 처분해 전체매출이 줄어들긴 했으나 영업이익은 2천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백18억원보다 3배가까이 늘었다. 항공수송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인천시 영종도에 있는 인천공항 화물터미널내 수출장치장에는 산더미처럼 쌓인 항공화물의 포장상태를 검사하고 케이스에 담을 물건을 별도로 처리하느라 대형 지게차와 작업자들이 바쁜 일손을 놀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항공화물의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화물 물동량이 1백50만3천여t을 기록해 작년 동기의 1백40만9천여t에 비해 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스(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가 창궐하던 지난 3∼5월 당시 2% 증가율에 그쳤던 것이 8∼10월로 접어들면서 한달 평균 10%씩 물동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상용 인천공항 운영팀 대리는 "세계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전자 및 정보통신제품의 수출이 활기를 띠면서 화물량이 늘고 있다"며 "이같은 호조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공항 입주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0월말까지 모두 77만8천여t의 화물을 처리, 지난해(71만5천여t)보다 8.8% 늘어났다. 부산=김태현ㆍ김희영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