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유망테마] '해운ㆍ항공'‥'중국 효과' 장기호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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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과 항공업은 통상 그 해의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지표가 돼왔다.
세계경기 동향에 따라 물동량과 운임지수, 여행객수 등에서 부침이 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경기 회복전망이 강해지고 있는 내년 이들 업종은 어느 때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가득하다.
올 상반기에 해운과 항공업황은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해운업종이 해외 물동량 증가와 운임 지수의 상승으로 호황기를 구가한 반면 항공업종은 이라크 전쟁과 사스 등의 여파로 여객수가 급감하면서 유례없는 불황으로 신음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해운업황의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항공업황도 되살아나고 있어 내년은 두 업종 모두 장기 호황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 효과가 해운업종 호전 이끈다 =해운 업종의 호황을 가능케 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중국효과'가 꼽힌다.
지난 2000년 이후 한자릿수에 머물고 있는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에 비해 중국 물동량 증가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가파르다.
대우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중국이 이른바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해감에 따라 중국에서 제조된 IT제품과 공산품이 급증하면서 중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과거 3년간 중국의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15.4%로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7.1%)의 두 배를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3년간 중국의 물동량 증가율은 21.3%로 세계 물동량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중국의 제조설비 확대에 따른 원재료 수입 증가로 벌크선 물동량도 급증해 벌크선 운임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벌크선 운임지수는 지난 10월 이후 사상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벌크선이 주력인 세양선박 주가 급등을 이끌고 있다.
◆ 도약에 시동 건 항공업 =항공업계는 올해가 사실상 최악의 한 해였다.
전쟁으로 인한 유가상승, 경기 위축, 질병 등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악재가 다 나왔던 해였다.
이 바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상반기 대규모 적자를 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 훈풍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화물운송량이 사스 공포가 사라지면서 가파른 회복세를 타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수송 증가율은 중국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 들어 매달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점도 항공업종에는 호재다.
경기회복은 생산량 증가와 여객수요 증대를 동시에 유발하면서 항공기 수요를 대폭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올해 이라크 전쟁이란 돌발 악재로 유가와 환율이 급등했던 추세도 내년에는 한층 안정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증권 이창목 연구원은 "항공업계가 올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름대로의 생존전략을 갖춰 나갔다"며 "내년 상반기는 항공업종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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