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경매 경쟁률 예측 '이젠 옛말'

법원 경매시장의 경쟁률 예측이 어려워지면서 낭패를 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5일 법원 경매정보제공업체들에 따르면 새로운 민사집행법의 적용으로 자료공개가 제한돼 경매시장의 경쟁률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다. 민사집행법 시행 전에는 경매 당일 열람대에 채권자권리신고서 배당요구서 송달보고서 채권계산서 등 각종 집행기록들이 비치돼 있었다. 따라서 이들 집행기록을 열람하는 사람 숫자를 세어보면 대충 경쟁률 예측이 가능했다. 실제로 경매 초보자들은 경매 당일 자료를 열람하는데 바빴지만 경매 고수들은 멀찍이 떨어져서 열람인 숫자를 세는 방법으로 경쟁률을 예측했다. 고수들은 이를 바탕으로 적당한 응찰가를 써내 좋은 결과를 얻어내곤 했다. 그러나 새로운 민사집행법이 시행되면서 경매 당일 비치되는 자료는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보고서 등으로 한정됐다. 이들 자료는 대법원 홈페이지나 경매정보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기초적인 자료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쟁이 없는 물건을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받거나 경쟁이 심한 물건을 낮게 써내 꼭 필요한 물건을 확보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디지털태인의 이영진 과장은 "경쟁률을 예측해서 응찰가를 써내는 시대는 지났다"며 "적정 수익률을 산정한 뒤 소신껏 응찰가를 써내는 투자 자세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