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타마골프'] '지구의 창문'을 열며 폼나게 라운드
입력
수정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도쿄 남단 사이타마현.
이곳은 동남아와 달리 한국과 기후차가 그다지 크지 않다.
한겨울 낮기온이 우리의 늦가을 정도여서 기후와 시차 적응에 무리가 없다.
가을걷이를 끝내고 속살을 드러낸 논과 밭, 야트막한 산들.
늦가을 시골 풍경이 물씬 묻어 나는 곳에 유니온 에이스 컨트리클럽이 자리잡고 있다.
1978년 세워진 이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와 페어웨이, 그린 곳곳에 연륜에서 우러난 안정감이 묻어 난다.
페어웨이는 디봇 자국을 찾기 힘들 정도로 양탄자 같은 느낌을 주고 홀과 홀을 이동할 때엔 숲속을 거니는 듯 하다.
그린도 관리 상태가 무척 양호하다.
동ㆍ서ㆍ남 3개 코스 27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곳은 남코스 7번홀.
골프장 한가운데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경치가 여간 좋은게 아니다.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면서 사방을 둘러보면 저 멀리 바라보이는 산들이 아늑한 느낌을 준다.
눈을 아래로 향하면 발아래로 수없이 많은 홀들이 부채살 처럼 펼쳐진다.
파5홀이어서 티샷한 볼이 날아가는 모습도 대단히 시원하다.
남코스 대부분은 OB가 적고 페어웨이가 넓어 호쾌한 샷을 구사할 수 있다.
서코스는 산림과 계곡 사이에서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맛보게 한다.
넓은 페어웨이를 가진 파5홀, 정확도가 필요한 파4홀, 비교적 거리가 긴 파3홀로 구성돼 있다.
동코스는 서ㆍ남 코스와는 달리 도전정신을 불러 일으킨다.
그린이 보이지 않거나 홀의 굴곡이 심하다.
티샷한 볼을 정확한 지점에 낙하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파5인 5번 홀과 파4의 9번 홀이 특히 인상적이다.
5번 홀은 그린이 티잉그라운드 보다 저만치 아래에 위치한다.
2백50야드 지점에선 우측으로 90도 꺾인다.
장타자가 드라이버를 잡았다가는 옆 홀에서 나무사이로 세컨드샷을 하는 번거로움을 겪기 딱 좋다.
9번홀은 좌측에 흘러 내린 산허리가 시야를 완전히 차단한다.
페어웨이도 좁아서 로스트 볼에 주의해야 한다.
유니온 에이스CC는 다른 곳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동ㆍ서ㆍ남코스 27홀 어느 곳에도 워터 해저드가 없다.
서ㆍ남코스를 마치고 동코스로 가려면 골프장에서 운행하는 차량으로 5분 가량 달려야 한다는 점도 이채롭다.
클럽하우스는 골프장 내 유니온 베르트 호텔 1층을 이용한다.
사이타마현은 자연경관이 뛰어나다.
시야마고 호수는 사야마 구릉의 깊은 산골짜기에 7년 동안 둑을 쌓아 만든 인공호수다.
인공미와 자연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나가토로 이와다타미는 고대의 각종 지층과 암석류를 관찰할 수 있어 '지구의 창문'으로도 불린다.
지질학자들이 찾는 요지이며 일본 명승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나가토로는 봄철 가로수 벚꽃과 계곡 급류타기로도 유명하다.
전통 문화유산 등 볼거리 역시 풍부하다.
하다카시에는 고구려에서 건너온 고려왕 약광과 관계 깊은 고려진가가 자리해 한국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
여행나비(02-777-4321)는 '반디골프'라는 상품을 59만9천원에 내놓았다.
유니온 에이스CC에서 최대 54홀을 즐길 수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 늦게 출발해 월요일 오전 일찍 귀국, 제시간에 출근할수 있다.
부킹난으로 주말라운드 기회가 적은 골퍼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일요일 골프를 일찍 마치면 주변 관광도 가능하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