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해외 공장이전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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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주 무어스타운에서 살고 있는 에드 막스씨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하지만 막스씨가 요즘 출근하는 곳은 대형 소매체인점인 타켓이다.
지난 27년간 일했던 회사가 값싼 임금을 찾아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바람에 이제는 타켓에서 박스를 나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해외탈출로 막스씨처럼 정든 일자리를 뺏긴 사람은 지난 2년간 1백만명에 달했다.포레스터 리서치라는 조사기관은 향후 15년간 화이트칼라 일자리만 3백30만개가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해외탈출이 대세가 돼버렸지만 늘 성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독서등을 만드는 라이트웨지사는 얼마전 중국 공장을 처분하고 버지니아주로 돌아왔다.
중국 현지 생산으로 엄청난 비용 절감 혜택을 누렸지만 만만치 않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선 언어장벽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돼 적잖은 비용을 치렀다.
문화적 갈등도 컸다.
시차 때문에 생기는 본사와 공장간의 의견교환도 부담이었다.
라이트웨지처럼 공장을 다시 본국으로 옮긴 미국 기업들이 많지는 않다.
컴퓨터회사인 델이 인도로 옮겼던 콜 센터의 일부를 얼마전 미국으로 다시 가져왔고 GE도 인도로 이전했던 일부 공장을 피닉스로 재이전한 정도다.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이유는 미국 기업이나 한국 기업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라이트웨지처럼 다시 돌아오는 미국 기업들을 보면서 해외 이전의 고통이 만만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을 옮길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국 기업들도 너나없이 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만만찮은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공장을 옮겨야 하는 기업들의 사정이 안타깝기만 하다.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일자리도 지킬 수 있는 노력이 절실하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