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골프] 정현우 <골프디자인그룹 회장>..양파 벗기는 과정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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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코스,클럽하우스 등을 설계·감리하는 전문회사인 더 골프디자인그룹 정현우 회장(49)은 언더파를 치는 아마추어 고수다.
골프채는 지난 80년대 초반에 잡았지만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것은 89년이었다.
당시 1년에 3백60일 정도를 오전 오후 두차례씩 열심히 연습했다.
그 때문인지 네번째 라운드만에 1백타를 깼고 4개월 만에 86타를 쳤으며 10개월쯤 76타를 기록했다.
그는 골프스윙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해 "볼을 다룰줄 알아야 하죠.헤드가 볼을 잡았다가 던져주는 듯한 느낌을 가져야 합니다.직선이 모여 원이 되듯이 클럽헤드도 임팩트 순간 볼과 헤드가 붙어있게 됩니다.이때 쥐었다가 풀어주는 느낌이 와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야구에서 더블플레이를 시도할 때 유격수가 공을 잡아 2루수한테 공을 세게 던지면 안 됩니다.토스하듯이 건네줘야 합니다.골프에서도 이런 느낌이 오면 고수가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정 사장의 핸디캡은 2.베스트 스코어는 지난달 프리스틴밸리CC에서 버디 7개를 잡아내며 기록한 4언더파 68타다.
그는 꾸준한 연습만이 골프를 잘 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저는 자기 전에는 꼭 골프비디오를 수면제 삼아 보면서 잠이 들었지요.골프 룰도 혼자 공부했습니다.연습은 거의 습관처럼 해야 합니다."
고수로 들어서는 길에 두차례 슬럼프가 있었다고 한다.
"여러차례 80타를 기록했고 이븐파에서 머무르며 슬럼프가 있었지요.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또 다른 발전을 가져다 주더라고요.골프는 양파의 껍질을 벗기는 과정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정 사장은 골프의 목표를 '골선(仙)'에 두었다.
"클럽챔피언,'싱글 골퍼',프로에 목표를 뒀다면 진작에 골프에 흥미를 잃어버렸을 거예요.'골선'은 그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고 한 타 한 타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경지가 아니겠습니까."
그는 실제로 언더파 고수들이 즐겨하는 '도박성 내기'는 결코 하지 않는다.
라운드 내내 덕담을 나누며 골프 자체를 즐기려고 한다.
볼을 쥐었다 놓으려면 어떻게 연습해야 하냐고 물었더니 "피칭웨지로 1백야드도 쳐보고 90야드도 쳐보고 80야드도 쳐보고 1백10야드도 쳐보세요.볼을 쥐었다 놓는다는 이미지만으로도 샷이 몰라보게 향상될 겁니다"라고 대답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