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프랜차이즈 전성시대] 지정환 임실치즈피자 김미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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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향(藝鄕)의 도시 전주는 맛깔난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비빔밥의 본산지이기도 한 이 도시에서 아이로니컬하게도 외래음식의 대표격인 피자 브랜드가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임실 치즈피자'.
인근 지명을 따 이름을 지었다.
지난 2000년 전주 완산구 평화동에서 1호점을 열었던 임실 치즈피자는 3년만에 '전국' 브랜드로 성장했다.
전북을 중심으로 경남북 전남 충남북 등지로 점포망을 넓히다가 이제는 수도권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전주에서 '임실 치즈피자'란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벌이고 있는 곳만도 3개 업체.
인기를 실감케 하는 측면도 있지만 지명이 상표권으로 보호받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다.
'지정환 임실 치즈피자'의 김미혜 사장(47).
1주일에 평균 1개꼴로 가맹문의가 들어와 부쩍 바빠졌다.
직원수는 자신을 포함해 총 4명.
홈페이지(www.imsilcheesepizza.com) 가맹점 문의란에는 사무실 번호대신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올려놨다.
사무실에 앉아있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수는 최근 개점한 천안점을 합쳐 총 60개.
광고 한번 한 적이 없고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다.
김 사장은 피자점 주방 잡일부터 시작,피자 장사 경력만 올해로 18년째다.
그가 타향인 전주에서 피자사업을 벌이게 된 것은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와의 인연때문.
지정환 신부는 1967년 임실로 부임해 빈농들의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치즈를 만든 장본인.
현재 전주의 명물이 된 임실피자는 1999년 IMF환란의 여파로 산더미처럼 쌓인 치즈를 소비하기위해 개발됐다.
김 사장은 당시 광주의 한 피자업체 기술이사였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피자개발을 맡을 전문경영인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그는 "지정환 신부의 한국 사랑에 감명받아 스카우트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 신부는 자신의 이름과 사진 등 초상권 일체의 독점사용권을 김 사장에게 줬다.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피자 개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임실 치즈피자 맛은 10가지 허브향 신료에다 물없이 토마토즙만으로 만든 소스가 핵심.
반죽용 베이킹 파우더도 자체 개발,아웃소싱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가맹점들은 베이킹 파우더를 공급받아 현장에서 직접 반죽을 해 빵을 구울수 밖에 없는 구조로 시스템화 했다.
판매가격에서 차지하는 원료비는 30%이상이다.
이 원칙은 가맹점들에도 철저히 강요된다.
김 사장은 "가맹점들에 대한 유일한 간섭이 바로 원재료비를 30%이상 유지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료 등 납품현황표만 보면 해당 가맹점의 원가구조가 훤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임실 치즈피자의 인기 비결로 한국적인 '피자맛'을 꼽는다.
그는 "손주와 함께 매장을 찾은 할머니가 피자 2조각을 거뜬히 먹는 것을 보고 성공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2000년 2월께 문을 연 전주 평화동 1호점은 '맛'에 대한 입소문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개점 1년이 채 못돼 한달 순이익이 4천5백만원까지 치솟았다.
임실 치즈피자 가게만 내면 떼돈을 번다는 소문이 전주 일대에 퍼지기 시작했다.
가맹점 문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가맹조건은 까다롭기 그지없다.
면접시험이 있는데다 총 창업자금의 70%이상이 융자가 아닌 자기돈이어야 하는 조건도 붙는다.
빚에 쪼들리면 가게운영에 변칙이 끼여들 여지가 많다는게 김 사장의 설명.
점포입지도 점주가 함부로 정하지 못한다.
대신 가맹비는 저렴하다.
각종 개점지원을 포함한 기술이전비가 7백만원.
소스 등 각종 재료는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했다.
장비구입과 인테리어 작업은 일정요건만 맞추면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김 사장은 내년초부터 서울지역을 본격 공략하겠다고 기염을 토한다.
본사 (063)236-3666
전주=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