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보령그룹 회장, 25년간 사원 생일잔치 3백회 돌파

"사랑하는 보령가족들의 생일을 축하합니다.그리고 보령 식구들로부터 많은 얘기도 듣겠습니다." 서울 원남동에 자리잡은 보령그룹 사옥 17층 대강당에 10일 저녁 생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다. 보령제약 보령메디앙스 등 6개 계열사의 본사 사원 가운데 12월이 생일인 40명에게 김승호 보령그룹 회장이 일일이 선물을 나눠주며 축하했다. 김 회장의 제안으로 지난 79년1월 시작돼 지금까지 25년 동안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계속돼 온 '보령생일 조찬회'가 이날로 3백회를 맞았다. 이를 기념해 조찬으로 열려온 행사를 이번엔 특별히 저녁모임으로 바꿨다. 이 뿐만 아니다. 김 회장의 생일까지 겹쳤다. 음력 11월22일생인 김 회장은 참석자들로 부터 72번째 생일축하를 받았다. "생일축하 행사가 어느덧 3백회에 이르렀습니다.회사와 사원은 영원히 한가족입니다." 김 회장의 인사말에 참석자들은 일제히 큰 박수를 보냈다. 경영진과 사원이 가슴을 맞대고 회사 발전을 모색하는 보령인의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이다. 김 회장이 이 행사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그는 지난 25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해외출장 일정도 생일 축하행사 날짜에 맞춰 조정한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이 행사만은 꼭 참석하고 싶다고 밝힐 정도다. 25년을 이어오면서 생일축하행사 방식도 조금씩 바뀌었다. 초창기에는 회의실에서 케이크를 놓고 축하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80년대 들어서는 '생일을 맞은 직원들이 따뜻한 밥 한 그릇과 미역국 한 그릇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김 회장의 뜻에 따라 주변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배달시켜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현재의 보령그룹 빌딩이 완공된 지난 94년부터는 자체 식당을 이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생일조찬회 정신을 바탕으로 '공존공영'의 기업 이념과 '최대가 아닌 최고의 기업'이라는 비전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