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정리계획안 12일 마감…3社3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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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의 진로를 놓고 진로와 대한전선 골드만삭스가 본격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이들 3개사는 12일까지 채권상환조건 등을 담은 정리계획안을 법원에 독자적으로 제출할 예정이어서 이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진로 대한전선 골드만삭스의 생각은 그야말로 3사3색이다.
11일 정리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인 진로는 채권상환 조건을 가급적 장기저리로 갈 계획인 반면 골드만삭스는 단기고금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보유채권이 모두 담보채권이어서 1백% 상환을 기다리는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요주의 대상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도이체방크인터내셔널 등으로 이뤄진 외국 채권단이다.
이들은 보유 중인 8천억원 규모의 채권(담보+무담보 등)을 배경으로 진로를 압박해 상환조건을 최대한 유리하게 이끌어낼 태세다.
골드만삭스가 독자적으로 정리계획안을 만든 것도 이를 위한 사전포석이란 시각이 많다.
진로 매각에 대한 의견도 서로 다르다.
골드만삭스 등은 가능한 한 빨리 매각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측은 진로의 가치를 2조원 이상으로 잡고 있어 매각만 된다면 채권을 순조롭게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진로는 경영정상화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매각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10월 말 현재 주력제품인 '참이슬'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2% 늘었고 영업이익이 1천5백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서둘러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것.
채권단이 협조만 해주면 기업가치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전선은 진로 인수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어 골드만삭스 등이 무리하게 매각에 나설 경우 외국계 채권단에 저항할 수도 있다.
서울지방법원 파산부는 3개의 정리계획안을 놓고 선택해야 한다.
일단 법원은 진로 당사자와 대한전선 골드만삭스의 의견을 조정해 원만한 해결을 유도할 방침이다.
채권자도 정리계획안을 제출할 수 있게 돼 있는 회사정리절차법(제190조)을 존중해 각자의 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법원은 내년 1월말까지 3개안을 들여다본 뒤 조정 등을 거쳐 3월께 정리계획안을 최종 인가할 계획이다.
법원은 그러나 대한전선과 골드만삭스가 진로 살리기보다 자기이익에만 매달릴 경우 정리계획안 결정과정에서 완전히 배제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리절차법상(권리보호조항)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에 반할 경우 특정 채권자의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게 돼 있다.
법원은 다수의 채권자를 보호하는 데 유리한 안을 조속히 선정,나머지 2개안을 무력화시키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1개 안이 먼저 결정되면 나머지 안은 자동폐기되기 때문이다.
결국 최종 결정권은 서울지방법원 파산부가 쥐고 있는 셈이다.
고기완·이관우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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