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저가株 사냥 '위험한 파티'

엠바이엔은 지난 8월 반기보고서 외부감사에서 '의견거절' 판정을 받고 관리종목에 편입됐다. 이후 주가는 액면가(1천원)에 훨씬 못미치는 2백원대를 맴돌아 대표적인 소외주의 하나로 꼽혔다. 그러던 주가는 최근 회사측에서조차 '이유를 모르는' 급등세를 타 급기야 15일 현재까지 1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올해 코스닥 연속상한가 기록을 갈아치우는 이변을 낳았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이 같은 '엠바이엔 효과'를 업고 저가주들이 업종 구분없이 덩달아 급등하는 이상기류를 보였다. 이날 상한가에 진입한 54개 종목 가운데 절반 가까운 21개 종목이 주가가 5백원 미만인 절대 저가주였다. 이 가운데 엔플렉스와 인터리츠는 각각 5일,4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프로칩스 인투스 세넥스테크 엔터원 아이트리플 등도 이틀째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5백원 미만짜리 주식은 무조건 사라"는 말까지 돌 정도로 저가주들은 '묻지마'식 초강세를 나타냈다. ◆강세 이유=저가주들의 동반 급등현상은 한마디로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인 매수세 때문이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4백8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지난 11일 3백22억원,12일 3백90억원에 이어 3일 연속 대규모 순매수다. 이 같은 매수세의 상당부분이 저가주에 집중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올 상반기 상승랠리에서 철저히 소외된 개인들은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우량주에 대한 추격매수에 부담을 느껴 대신 주가가 절대적으로 낮아 싸고 덜 오른 것처럼 보이는 저가주를 타깃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코스닥지수 조정기에 장미디어 버추얼텍 이네트 등 이른바 '왕년의 대장주'들이 이유없이 동반 급등한 것과 같은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자금유입 움직임 없이 예탁금은 여전히 9조∼10조원대를 맴돌고 있다"며 "저가주 동반 강세는 수익을 못내 초초해진 기존 개인들이 저가주에 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험한 잔치'=이에 따라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성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거래소 지수의 상승률이 여전히 코스닥보다 높은 편"이라며 "저가주 상승은 코스닥이 활기를 띤다는 신호라기 보다 '폭탄돌리기'라는 편이 더 맞다"고 지적했다. 우량주 중심의 상승랠리가 아닌 한 오히려 부작용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것.급등한 저가주들은 단기간에 몇십에서 몇백%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어 '큰손'들이 매도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회만 노리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이 매물을 일시에 정리할 경우 이제까지와는 정반대의 '묻지마'식 매도와 주가 급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상무는 "코스닥 우량주들은 이미 외국인들이 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할 정도로 '싹쓸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잘못된 투자행태를 답습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