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 대량매수 가능성

외국 증권사 창구를 통해 코스닥 저가주에 대한 매수 주문이 강하게 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해당 종목들이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외국인이 사지 않는 종목들"이라며 "무늬만 외국인인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2일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이 ABN증권 창구를 통해 영업수지가 적자인 '부실' 저가주들을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를 급등시켰다. 90% 감자를 결의해 전날까지 3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던 아이엠알아이는 이날 ABN증권 창구를 통해 80만주 이상의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왔다. 하한가이던 아이엠알아이는 장중 8% 이상 오르다가 결국 보합인 3백6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시가총액이 61억원으로 올 3분기까지 매출 3백17억원에 영업손실이 83억원에 달한다. 바이오시스 역시 ABN증권 창구로 80만주 가량의 외국인 '사자'가 몰리면서 상한가인 1백95원을 기록했다. 바이오시스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이 55억원이며 지난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84억원과 3억원이다. 삼보정보통신 역시 ABN증권 창구로 80만주 가량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면서 가격제한폭인 9.38% 상승한 1백75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백23억원이며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1백41억원,영업손실은 33억원이다. 이밖에 삼화기연과 한빛네트도 ABN증권 창구를 통해 각각 54만주와 19만주의 외국인 매수가 들어오면서 상한가인 2백85원과 3백75원으로 치솟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은 "외국인은 일반적으로 시가총액이 최소 5백억원 이상 되는 실적 우량주를 산다"며 "단기투자를 하는 헤지펀드나 '검은 머리' 투자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