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선주 9500억 인수하라"

LG카드 채권단은 LG그룹 구본무 회장 및 계열사들에 회사채가 아닌 '무의결권 상환우선주'로 총 9천5백억원어치를 인수토록 수정 요구키로 했다. 또 채권단이 출자전환하기 전에 대주주에 대해선 완전감자,소액주주에 대해선 50∼60% 수준의 부분 감자(자본금감축)를 실시키로 했다. 보험사 등 제2금융권도 출자전환에 동참할 것을 유도키로 했다. LG카드 채권단은 24일 채권은행장 및 보험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LG카드 매각조건 변경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이 내용을 대체로 수긍하는 편이었지만 LG그룹과 막판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LG그룹 부담은 자본참여 방식=채권단은 LG카드의 대주주인 구본무 회장 및 특수관계인,계열사들이 인수키로 한 8천억원(구 회장 등 개인 1천억원,계열사 7천억원)의 회사채를 무의결권 상환우선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회사채는 나중에 상환받는 만큼 엄격한 의미에서 손실분담이 아니기 때문에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LG그룹 계열사들이 사모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채권 1천5백억원도 무의결권 상환우선주로 전환토록 요구했다. 무의결권 상환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배당률과 상환기일이 명기된 주식을 말한다. 이에 대해 LG측은 계열사들이 회사채 인수도 부당하다며 펄쩍 뛰는 마당에 지주회사법에 저촉될 수 있는 주식인수는 불가능하다고 일단 반대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지주회사가 인수하는 것은 힘들지만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므로 계열사가 인수하는 것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출자전환전 감자추진=감자는 채권단이 출자전환하기 전에 실행하는 쪽으로 확정됐다. 대주주는 완전감자하되 소액주주는 50∼60%를 감자키로 했다. 채권단은 감독원의 적기시정조치 없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주총을 소집,특별결의를 통해 감자를 추진키로 했다. 주총에서 감자안이 통과되려면 총주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참석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지분율이 41%를 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제2금융권 출자전환=8개 은행이 1조원을 출자전환하는 것 외에 보험사 등 제2금융권 등도 출자전환에 동참토록 했다. 이를 위해 이날 회의에 일부 보험사 사장들도 참석시켰다. 제2금융권의 출자전환규모는 2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와 투신사들은 출자전환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하영춘·김인식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