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시간 스트레스

'모든 청춘은 지루하고 모든 중년은 초조하다'고 한다. 내일이 불확실한 젊은 사람에게 시간은 마냥 길고 앞날이 뻔한 중년에겐 그야말로 살같이 간다. 같은 한달이라도 돈을 받을 사람에겐 멀고 줄 사람에겐 '없는 집 제사 돌아오듯' 빨리 다가온다. 시간의 길이는 이처럼 느끼는 사람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판가름난다고 하는 가운데, 부자일수록 시간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대니얼 해이머메시와 이정민 교수가 미국 호주 캐나다 독일 한국의 남녀에게 물었더니 나라에 관계없이 같은 결론이 도출됐다는 것이다. 일이 많으면 바쁜게 당연하다. 그러나 늘상 시간에 쫓기는 사람중 상당수는 일의 우선순위를 못정해 생략해도 되는 일에 일일이 매달리거나 집중력 부족으로 시간을 낭비하는 수가 잦다고 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선택'(원제 'Repacking Your Bags')을 쓴 리처드 라이더와 데이비드 샤피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과 상관없는 일에 힘을 쏟는다고 지적한다. 행복이란 소유가 아니라 관계와 경험에서 얻어지는데 그걸 몰라 온갖 일에 시간을 허비하곤 밤낮 쩔쩔맨다는 것이다. 사람은 따라서 가끔씩 짊어진 인생가방을 풀어 다시 싸보는게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자면 자신의 체온 피로감 배변 수면 주기를 관찰, 생체 리듬에 따라 일하라는 조언도 있다(미국 휴스턴 허만병원 시간생물학센터 마이클 스몰렌스키 소장). 체온이 오를 때 능력도 오르는 만큼 체온이 내려가면 잠을 자두고, 기상 뒤 2시간쯤 지나야 머리가 맑아지므로 집중을 요하는 일은 이때 하라는 것 등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스케줄을 너무 빡빡하게 짜지 말고, 위임하는 법을 배우고, 일을 미루지 말고, 시작한 일은 가능하면 끝내고, 적당히 쉬고,약속시간에 일찍 도착하는 습관을 기르는게 시간 스트레스를 줄이는 첩경이라는 얘기도 있다. '바빠 죽는다는 사람치고 실속있는 사람 없고, 따라서 너무 바쁘다 싶으면 잘못 살고 있는 것'이라는 말이 있음도 기억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