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ㆍ28 개각] '코드' 인사 탈피 행정경험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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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ㆍ28 개각은 지난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 발언과 함께 연내에 내각과 비서실을 개편하겠다는 약속에 따른 것이지만 보수층 등 비판계층까지 껴안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조각 때와 달리 모두 장ㆍ차관ㆍ청장 유경험자이고, 이공계 출신이 중용된데다, 성향에서도 현 정부에 다소 비판적인 인사들까지 포함돼 '코드인사'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평가다.
이번 인사는 사실상 노 대통령의 첫 개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지난 15일 이희범 산자부 장관을 먼저 임명한 뒤 23일 안병영 교육부총리에 이어 28일 3명의 신임 장관까지 세 차례로 나눠 임명한 것도 노 대통령 인사의 한 특징이다.
◆ 코드인사 벗어나나
'부안사태'로 물러난 윤진식 전 장관 후임으로 산자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희범 전 차관이 발탁됐고, 교육부총리에도 김영삼 정부때 교육부 장관을 지냈던 안병영 교수가 재기용됐다.
신임 안 장관은 그간 몇 차례 현정부 정책에 대해 쓴소리도 한 적 있어 다소 의외로 보는 시각이 있었다.
이날 임명된 3명도 노 대통령과 코드를 적극적으로 맞춰온 인물로 보기는 어렵다.
오명 장관은 특히 첫 조각때 교육부총리의 강력한 후보로 올라갔으나 노 대통령 지지기반의 시민단체 등이 반대해 무산된 적이 있고 최근 교육부총리에서도 앞쪽 후보군에 올라갔으나 '교육의 시장주의자'로 분류돼 탈락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처를 바꿔 내각에 기용됐다.
더구나 오 장관은 아주대 총장 직전 현 정부와 '긴장관계'가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동아일보 사장ㆍ회장을 5년간 역임한 경력도 있어 이채롭다.
◆ 관료 약진, 이공계 중용
예산안이 처리된 뒤 공식 임명될 박봉흠 정책실장까지 포함, 이달중 임명된 6명 모두 전직 장관ㆍ차관ㆍ청장 출신이다.
특히 이 산자와 오 과기부장관(육사)은 서울대 공대 출신이다.
정부의 '이공계 살리기'의지가 엿보이는 인사다.
업무 추진력과 부처간 정책조율 역량도 크게 감안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과기부 장관 인사에 대해 "(박호군 전 장관이) 타부처와 협력이 원만치 못했고, (향후) 정책집행에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 평균연령 60대로 올라
장관급 6명의 평균연령은 60세.
만10개월 전인 지난 2월27일 조각때의 54세에서 6세나 올라갔다.
장관이 4번째인 오 장관을 위시해 외형경력도 화려하다.
정찬용 수석은 "지금까지 정부의 주요 업무가 2백38개에 달하는 각 분야별 로드맵(정책일정표) 만들기였고 이 일에는 기획력이 중요했으나, 이제부터는 이를 실행하는 실천능력이 중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노 대통령도 최근 "일부 장관의 경우 부처간 정책조율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장관 인선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강동석 건교, 김병일 예산처 장관이 이전 장관보다 행시 기수가 훨씬 위로 거슬러 올라간데도 이같은 사정이 있다.
각 분야별 전문 행정관료를 중용, 여러 국정현안과 미해결 과제를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의도다.
다만 공직 경력에도 불구하고 대개가 관료 출신인데다 나이도 많아 신선감이 떨어지고 새 얼굴에 대한 젊은 층의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