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활로찾는 동대문 상인들] 내가 만든 옷은 13억명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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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의류브랜드인 문군의 문인석,가니쉬의 김대업,세븐데이즈의 김진욱 사장.
동대문 패션타운이 배출한 대표적인 상인출신 디자이너 3인방이다.
그들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다.
동대문 출신 상인디자이너라는 점외에 공통점은 없다.
하지만 같은 게 하나 있다.
바로 꿈.
2004년 원숭이해에 그들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좁디 좁은 동대문을 떠나 중국의류 시장을 휘젓는 것.
비록 국내에선 비주류였지만 10억명의 땅 중국에선 주류로 변신하리라는 꿈을 그들은 갖고 있다.
그들은 중국에서 빛을 보았다.
자기가 개발한 동대문 브랜드를 들고 간지 2년 안팎.
결과는 성공적.
지금 중국에서 3인방 브랜드는 '준명품' 대우를 받는다.
# 문군 문인석 사장
문군은 샤머니즘을 모티브로 한 문 사장의 의상브랜드다.
해가 바뀌어 34세가 됐다.
넓디 넓은 중국대륙에서 찬 바람을 맞아가며 사업을 펼치기엔 어리다면 어린 나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동대문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 98년 동대문 매장상인이 된 이후 2년도 안돼 독자브랜드인 문군을 개발했다.
당시 의류 디자인이 뛰어나 폭발적인 매출을 기록했다.
매장수 20개로 늘린 것도 2년만이었다.
문 사장이 중국으로 눈을 돌린 것은 2002년초.
문군 브랜드를 그대로 들고 들어갔다.
문군은 한류바람을 타고 2년도 안돼 11개 매장을 냈다.
광둥 션천 동구안 등 남부 지역에 직영점 3곳과 대리점 8곳을 가지고 있다.
문군은 현지에서 최고급 의류 브랜드로 통한다.
상하의 한 벌이 5백위안(한화 7만5천원)정도.
대졸 신입사원이 받는 월급이 2천위안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고가 브랜드인 셈.
문 사장은 "중국 남부에는 적지 않은 고소득 소비자들이 있다"며 "이들만 제대로 공략해도 시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문 사장은 성공 요인은 현지화로 요약된다.
생산공장 직원과 직영 매장 판매원 등 모든 직원을 현지인으로만 고용하기로 했다.
제작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에서 가져오던 원단의 절반 이상을 중국산으로 대체했다.
못구하는 원단은 홍콩에서 찾았다.
원단이나 제품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시스템이 갖춰지자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문 사장은 "해외 진출의 기본은 현지인들을 이해하는 것"이라며 "2004년엔 문군을 탄탄한 반석위에 올려놓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가니쉬 김대업 사장
김 사장이 중국사업을 시작한 것은 2년 전.
다롄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다리엔 최대 백화점인 마이칼 백화점과 일본계 백화점임 신세계 등에 연달아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별도의 대형 로드숍도 운영했다.
김 사장은 백화점 입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만큼 내년부터는 수익이 보장되는 로드숍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5군데의 로드숍 대리점을 확보한 상태다.
김 사장은 사업 영역을 도매 쪽으로 넓힐 방침이다.
그는 "중국을 강타한 한류열풍이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큰 도움이 됐다"며 "중국인들이 한국 옷을 고급품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브랜드가 자리잡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백화점과의 갈등으로 중도포기까지 갈 처지였다.
중국 백화점들은 수수료가 35%에 달하고 일정 수준의 매출을 못 채우면 사업자가 이를 변제해야 했다.
의류 비수기때 수수료율을 맞추는 것이 신규 브랜드에겐 가장 큰 난관이었다.
김 사장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때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 세븐데이즈 김진욱 사장
그는 중국에 온 한국패션몰 채널을 사업확장의 교두보로 삼아 중국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김 사장은 밀리오레 채널을 이용했다.
3개월전 그는 밀리오레가 중국 광둥성에 있는 1층짜리 패션몰에 사무실과 쇼룸,직영매장을 연 케이스다.
밀리오레를 스프링보드로 활용했다.
김 사장은 밀리오레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5개의 직영점을 올해안에 광동 지역에 열 계획이다.
그는 중국에서 브랜드의 새로운 이미지를 심기 위해 브랜드명을 '엘리펀트 앤 캐슬'로 바꿨다.
고가 의류 시장에 도전하기 위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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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군 문인석 사장
99년 문군 브랜드 런칭.산자부 선정 패션벤처중소기업 선정.서울 패션위크,홍콩 패션위크 등 패션쇼 참가.2000년 동대문 등 국내에 문군 매장 20개 운영.남성 브랜드 문군옴므 브랜드 런칭.2002년 청강문화산업대 겸임 교수 재직.중국 동구안 진출.
# 가니쉬 김대업 사장
98년 동대문 패션타운에서 가니쉬 브랜드 런칭.현재 동대문과 문정동 등 서울에 3개,경기도에 2개,경상북도에 1개 등 6개의 매장 운영.2002년 홍콩 패션 위크,2003년 서울 패션위크 등 10여개의 패션쇼 참가.2002년 12월 중국 다리엔 진출.
# 세븐데이즈 김진욱 사장
빌리지,베이직,닉스 등 제도권 브랜드에서 상품기획 팀장.서울 동대문 도매몰 APM 등 도매상권에서 3개의 도매매장 운영.2003년 중국 광둥 진출.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