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신뢰경영 .. 이윤재 <피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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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lee@pigeon.co.kr
나는 가끔 경영철학에 대한 질문을 받곤 한다.
창업을 하고 25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동안 기업을 이끌어 오면서 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한'신뢰경영'을 강조해 왔다.
엔론과 월드컴 등 거대 기업의 잇단 파산 사태를 계기로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도'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투명성이 떨어지는 기업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한번 신뢰를 상실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를 이끄는 새로운 주체세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소비자도 기업에 대해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대가치에 부응하기 위해 기업은 구성원,협력업체,지역사회,정부 등 각종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상품' 대신 '신뢰'를 파는 초일류 기업으로 다시금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투명성'과 '신뢰'는 기업이 수십년 동안 쌓아올린 전체 가치와 맞먹는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기업을 포함한 각 제품의 브랜드 자산가치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기업은 신뢰를 지키기 위해서 소비자에게 최상의 제품을 공급하고 투명경영을 함으로써 고용을 창출하며 국가 경제에도 이바지해야 한다.
나는 신뢰를 지키기 위한 경영이 어렵고 느리게 보일 때도 있었지만,무리한 사업확장을 지양하고 생활용품업계에 집중하면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
더욱이 소비재 제조업이란 전국민이 고객이며,요즘같은 글로벌 시대에는 세계인이 고객인 만큼 소비자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일이다.
기업은 이런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직원들과 거리낌없이 의사소통을 해야 하고 그들로부터 윤리의식에 기초를 둔 협력과 신뢰를 이끌어냄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정직과 성실을 바탕으로 한 '신뢰경영'의 핵심은 시장과 사회의 건전한 윤리 확보와 직결되는 강한 실천력에 있으며,만약 이를 소홀히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고 하겠다.
이러한 '신뢰경영'이 보다 내실을 기하려면 '최고경영자의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신뢰경영'을 겉으로만 내세우기보다는 행동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그 기업을 하는 사람의'숭고한 자존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