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파워] 이공계 출신 '테크노 경영' 갈수록 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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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영 시대를 맞아 이공계 출신 테크노 CEO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상장사 CEO 가운데 이공계 출신의 비율은 매년 증가세를 지속한 끝에 지난해 처음으로 30%대를 넘어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고 있다.
코스닥 등록기업 CEO 가운데서도 이공계 출신은 40%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산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이미 테크노CEO를 중심으로 무한 기술경쟁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CTO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 테크노CEO가 산업계를 주도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지난해 6백76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공계 출신 CEO는 2백79명으로 전체의 32.9%를 차지했다.
이는 2002년의 1백86명(24.7%)에 비해 8.2%나 증가한 수치다.
등기임원과 집행임원을 포함한 상장회사 임원 가운데서도 이공계 출신이 39.2%로 36.8%인 상경계열을 앞질렀다.
특히 집행임원의 경우 이공계 전공자가 51.6%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등기임원의 경우에도 이공계 출신은 2002년에는 21.5%였으나 지난해에는 28.9%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상경계 출신은 49.7%에서 43.5%로 줄었다.
주목할 만한 것은 업무 분야별로 볼 때 기술 및 엔지니어 출신 대표이사 수가 사상 처음으로 재무출신 대표이사보다 많아진 것이다.
대표이사 출신부문은 창업자 및 일가족 등 오너일가가 2백37명(38.5%)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영업ㆍ마케팅 1백8명(17.6%), 기술ㆍ엔지니어 76명(12.4%), 재무 73명(11.9 %) 순이었다.
코스닥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등록법인협의회가 지난해 8백4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CEO들의 대학전공은 이공계가 40.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상경계(33.6%), 인문사회계(6.5%) 등이 뒤를 이었다.
임원들의 전공 분포에 있어서도 이공계가 34.1%로 35.7%인 상경계와 더불어 전체를 양분했다.
◆ 주목받는 테크노CEO와 CTO =삼성전자의 경우 사장단 9명 가운데 6명이 공학을 전공한 테크노 CEO다.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사장(반도체 총괄) 임형규 사장(시스템LSI) 이상완 사장(LCD) 이기태 사장(정보통신) 등이 전자공학과 출신이다.
황창규 사장(메모리사업부)은 전기공학과를 나왔다.
삼성전자는 역대 사장급 이상 임원중 70%가 이공계 출신이다.
삼성SDI의 경우도 역대 CEO 13명중 엔지니어 출신이 11명을 차지하는 등 전자 화학 기계 등 관계사들에서는 전통적으로 테크노CEO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LG그룹에서는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LG칼텍스정유 허동수 회장, LG화학 노기호 사장, LG석유화학 김반석 사장, LG생명과학 양흥준 사장, LG실트론 박영용 사장, LG필립스LCD 구본준 회장 등이 이공계 출신이다.
SK그룹에서는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기계과)과 고 최종현 회장(농화학)에 이어 SK 최태원 회장,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 SK케미칼 홍지호 사장, SK건설 문우행 부회장 등이 이공계 출신 계보를 잇고 있다.
현대에서는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한규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에서는 이구택 회장, 강창오 사장 등 금속공학과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한화에서는 한화종합화학 추두련 사장, 한화석유화학 허원준 사장, 한화건설 김현중 사장 등이 테크노CEO로 활약하고 있다.
기업내에서 CTO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손욱 삼성종합기술원장이 그룹전체 CTO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자부문 CEO겸 CTO를 맡아 기술개발을 지휘하고 있다.
윤 부회장 아래에 있는 CTO 전략실이 핵심 브레인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백우현 사장, LG화학은 여종기 LG화학연구원 사장이 각각 CTO를 맡고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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