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들인 '카르멘' 9월초 막오릅니다..고국 찾은 정명훈

"세계 무대에서 우리나라 젊은 성악가들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한국인 하면 으레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할 정도죠.앞으로 유망주들을 발굴해 좋은 무대에 세우는 일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정명훈씨(50)가 새해를 맞아 고국을 찾았다.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신년음악회를 갖기 위해 지난 5일 입국한 그는 한국과 프랑스,일본 3개국이 공동 제작하는 오페라 '카르멘'공연계획도 함께 밝혔다. 총 3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오는 9월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올려질 '카르멘'은 국립오페라단이 올해 정기 시즌 작과는 별도로 선보이는 특별공연으로 한국 외에 프랑스 일본에서도 공연될 예정이다. 정씨는 지난 1994년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와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살로메'를 공연한 적은 있지만 국내 오페라단과 공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 시절 오디션을 무려 1천번이나 봤다는 그는 "한국에서 성악가들이 클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국내 음악인들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나 일본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들의 경우 서로 앞다퉈 와 달라고 난리인데 이상하게도 한국은 스스로 나서 '저 좀 불러주세요'라고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예요(웃음).젊은 한국 음악인들을 키우는 일에 힘을 쏟고 싶어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정씨는 이번 오페라 '카르멘'에 앞서 8월 말 또는 9월 초 첼리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등 두 누나들과 함께 10년 만에 '정트리오'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정씨는 현재 도쿄필 음악고문 외에 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겸 지휘자,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겸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