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르네상스시대] (5) '용산역서 한남뉴타운까지 종합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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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용산 일대는 온통 '공사판'이었다.
내년 9월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인 5만2천평 규모의 용산 민자역사는 철골을 그대로 드러낸 상태였다.
한강로를 따라 도심 쪽으로 올라오는 대로변 곳곳에도 하늘 높이 치솟은 대형 크레인들이 눈에 띄었다.
용산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심장부이자 교통의 중심지인 데도 불구하고 '낙후된 곳'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이다.
엄청난 규모의 미군부대가 용산구를 절반으로 갈라놓은 데다 홍등가 등 기피시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 년 뒤 용산은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ㆍ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난 2001년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국제업무단지가 들어서는 첨단 부도심으로 개발될 예정인 데다 고속철 개통, 미군기지 이전, 한남뉴타운 사업 등 온갖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진철훈 서울시 주택국장은 "용산은 광화문에서 시작해 시청∼남대문∼서울역∼한강로를 잇는 서울 중심도로 축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곳"이라며 "개발이 완료되면 용산은 서울의 부도심이 아니라 '확장된 도심'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속철 역사를 중심으로 국제업무단지로 발전기대
용산개발구역은 서울역에서 한강로를 따라 한강대교 북단에 이르는 4.5km 구간에 달하는 1백만평 부지가 대상이다.
서울시 계획대로 철도청이 철도정비창 부지(14만평)만 매각하면 이 일대 21만평은 오는 2011년까지 공항터미널 컨벤션센터 등을 갖춘 최첨단 국제업무단지로 탈바꿈한다.
홍등가가 있는 용산역 앞은 이보다 앞선 2008년께 35층 높이의 빌딩 단지로 변신한다.
한강로 건너 노후 건물이 밀집한 용산5가 19 일대와 세계일보 부지 등에도 조만간 30∼40층짜리 주상복합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용산역과 함께 용산 부도심 계획의 핵심 축인 서울역과 삼각지에도 상업ㆍ업무시설이 대거 입주한다.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사거리 옛 상명여고 땅에는 주상복합 빌딩 공사가 한창이며 대형 할인점과 쇼핑몰이 입주한 서울역은 도심의 새로운 '쇼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용산역 서울역 삼각지 등 '3핵'을 뒷받침할 동자동 남영동 문배동 일대는 상업ㆍ업무시설이, 후암동은 5층 이하의 저층 주거단지가 들어선다.
도심 속 공원, 사통팔달 교통
미군이 떠난 자리는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초대형 공원이 조성돼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된다.
이 공원을 시작으로 용산가족공원∼국립중앙박물관∼용산역∼국제업무단지∼한강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녹지벨트를 조성하겠다는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용산역에는 대형 쇼핑몰과 전자상가를 비롯해 극장 음식점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서 이 곳 주민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전망이다.
내년에는 박물관 규모로 칠 때 세계 6위권인 국립중앙박물관도 용산6가에 문을 연다.
용산의 또 다른 장점은 교통여건이 좋다는 것.
서울 한복판에 위치해 도심과 강남 접근이 모두 용이하다.
경부고속철도 뿐 아니라 지하철 1ㆍ4ㆍ6호선, 경의선(용산∼문산) 복선전철,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지나는 데다 신분당선(분당∼강남)을 용산까지 연장하는 것도 검토되는 등 수도권 대중교통망도 사통팔달이다.
한남뉴타운:한강을 내려다보는 일급 주거단지로
용산지구는 업무중심 단지로 개발되기 때문에 주거단지가 많지 않은게 흠이다.
하지만 한남뉴타운이 조성되면 이런 문제도 상당부분 해결된다.
지난해 11월 2차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이태원ㆍ한남ㆍ보광동 일대 33만5천평에 조성된다.
한남뉴타운은 서울시가 추진 중인 15개 뉴타운 사업지 가운데 가장 노른자위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
반포대교 북단과 한남대교 북단 사이에 있어 교통이 편리한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는게 가장 큰 매력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