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변함없는 Buy Korea .. 사흘간 5천억이상 순매수
입력
수정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에 재시동을 걸었다.
외국인은 6일 거래소시장에서 무려 3천2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들어 사흘간 순매수금액만 5천억원을 넘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나타났던 외국인 매수열기가 다시 느껴지는 듯 하다"면서 외국인 주도 장세를 점쳤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사장은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를 이머징마켓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의 대량 '사자'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이 2천7백억원 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을 쏟아내는 바람에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됐다.
증권업계는 미국 증시의 강세와 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자금유입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 한 외국인의 우량주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외국인 매수강도는 다소 둔화됐다.
연말 휴가 및 결산 시즌이 맞물리면서 외국인들이 잠시 휴식을 취한 탓이었다.
그러나 연말휴가에서 돌아온 외국인은 왕성한 식욕을 다시 과시하고 있다.
지난 2일 4백46억원,5일 1천6백억원,6일 3천2백억원 등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있다.
특히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은 전날 나스닥지수가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뉴욕증시의 급등세가 직접적인 계기였다.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외국인 매수세가 전기전자 금융 철강 통신 화학 자동차 등 전업종에 걸쳐 이뤄졌다"면서 "외국인이 한국시장 전체를 산다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춘승 사장은 "LG카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불안양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주 등 금융주를 6백억원어치 이상 순매수한 점은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가장 매력적
외국인 매수 배경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되자 글로벌 경기 회복의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이머징마켓,그 중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시장으로 꼽히는 한국의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는 "지난해 종합주가지수가 바닥에서 50%가량 올랐지만 2004년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한 상장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8배 수준으로 대만(14.9배)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잦은 경기변동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단 한차례(2002년)를 제외하고 줄곧 순매수 기조를 유지해온 가장 큰 배경은 국내 주가의 저평가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증시가 지난해 다른 이머징마켓에 비해 덜 올랐다는 점도 외국인 매수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해 우리 증시 상승률 29%는 일본(35%) 싱가포르(35%) 인도네시아(78%) 필리핀(40%) 대만(34%) 태국(1백32%) 등 아시아시장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