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LG카드 최종선택안 제시 ‥ 채권銀 부담 3500억 줄여

LG카드의 운명이 결국 7일 판가름나게 됐다. 정부는 10개 채권은행이 신규로 부담할 금액을 당초 2조원에서 1조6천5백억원으로 줄여주는 최종안을 만들어 채권은행에 '최후의 선택'을 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로선 채권단 내에서 '파국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많아 이 방안이 채택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국민은행 등이 끝까지 반대할 가능성도 있어 법정관리나 청산절차에 들어가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 최종안의 내용 =채권은행이 신규 지원할 금액을 2조원에서 1조6천5백억원으로 줄여주는 것이 골자다. LG투자증권을 팔아 남길 수 있는 이익을 3천5백억원으로 가정해 이를 미리 차감해 주는 방식을 취했다. 특히 이중 산업은행의 분담액은 5천억원을 유지토록 했다. 나머지 9개 채권은행의 부담을 1조5천억원에서 1조1천5백억원으로 줄인 셈이다. 줄어드는 금액은 은행의 분담비율에 따라 균등하게 적용된다. 은행별로는 농협의 부담이 8백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것을 비롯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당초 안보다 각각 7백억원과 6백억원 적어진다. 이렇게 신규 지원이 이뤄져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산업은행의 지분은 22.5%로 높아진다. 이는 당초 안의 산은 지분율(19.0%)보다 3.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지분율이 23%가 되면 기업은행과 우리은행 농협 등 정부 소유 은행들의 지분율은 57%까지 늘어난다"며 "사실상 정부가 책임지고 LG카드를 관리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문제점 및 전망 =이같은 최종안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은행들의 부담을 줄여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1조6천5백억원을 지원한 이후 발생할 추가 자금수요에 대한 책임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현재로서는 10개 은행이 공동분담할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 등이 당초 산은 지분을 50% 이상으로 높이라고 주장했던 것도 결국은 앞으로 소요될 자금부담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이런 마당에 은행들이 추가 부담을 감수하려 들지 미지수다. LG투자증권의 매각이익을 3천5백억원선으로 계산했지만 이것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또 채권단이 주장했던 LG카드 대주주의 균등 분담도 이뤄지지 않아 채권단이 제기했던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계는 채권단이 결국 최종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은행의 부담을 줄여준 상황에서 막무가내로 반발하는 것에 대한 역풍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데다 청산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종휘 우리은행 부행장은 "현 단계에서 공동 관리 이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고 유동성 문제를 감안하면 시간도 별로 없다"고 지적하고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중히 결정해 줄 것을 각 채권금융기관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 합의 안되면 청산 =채권단이 LG카드 처리 시한을 7일로 못박은 것은 일종의 '배수진'이다. 이날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공동 관리방안을 파기하겠다고 스스로를 옭아맴으로써 만장일치 통과를 유도하는 전술이다. 만에 하나 채권단 중 한 군데라도 반대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자산매각(P&A) 방식을 통한 청산 △법정관리 △구조조정촉진법 적용 등이다. 이 중 가능성이 높은 것은 청산과 법정관리다. 채권단 관계자는 "구촉법은 전체 채권 22조원 중 6조원밖에 구속할 수 없는 문제가 있고 법정관리 역시 채권단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는 회생형으로 진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ㆍ김인식ㆍ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