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서비스 표준화 '머나먼 길'..보안방식 은행마다 따로따로

이동통신업체와 은행이 손잡고 제공하는 모바일 뱅킹서비스가 금융감독기관의 무관심과 업계간 이해다툼으로 표준화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적지 않은 불편을 줄 전망이다. 은행마다 보안방식이 달라 서비스가 호환되지 않는 데다 은행들이 '1칩 1은행'방식을 고집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거래은행이 바뀔 때마다 휴대폰을 분리한 뒤 칩을 바꿔 쓸 수밖에 없게 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텔레콤 KTF와 제휴한 국민은행은 3-DES,SK텔레콤과 제휴를 맺은 우리·하나·신한·조흥은행은 SEED라는 서로 다른 보안방식을 채택했다. 또 LG텔레콤과 제휴를 맺고 3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제일은행은 3-DES,기업은행은 SEED를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마다 서로 다른 방식의 보안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어 은행간 서비스 호환이 어렵게 됐다. 제일은행의 경우 3-DES방식을 채택하더라도 적외선모듈의 시스템이 달라 같은 보안방식을 채택한 국민은행과 서비스 호환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을 이용하는 우리은행 고객은 모바일뱅킹 휴대폰으로 하나·신한·조흥은행 등의 현금자동입출금(ATM)기기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국민·제일·기업은행에서는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은행들은 또 휴대폰에 장착되는 전자통장 칩의 발급권을 자사가 소유하기 위해 '1칩 1은행'방식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거래은행을 바꿀 때마다 각기 다른 칩을 휴대폰에 갈아 끼워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1개 칩에 여러 은행의 통장을 담을 수 있는 기술이 이미 개발됐다"며 "은행들이 수입감소와 이통사와의 시장주도권 문제로 이를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바일 뱅킹서비스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시장이어서 업체들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며 "감독기관이 나서 표준을 만들고 소비자 입장에서 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