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대투 차익거래 안한다

올해 국내 기관투자가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매 규모가 4천억원 이상 감소하게 된다.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매매하는 차익거래 분야의 '큰손'인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이 올해부터 프로그램 매매를 중단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물 움직임과 이에 의한 프로그램 매매가 현물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이른바 '웩더독'(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것) 현상도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은 자체 자금(고유계정)으로 지난해까지 실시해왔던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올해들어 중단키로 했다. 지난해까지 차입금 등을 활용해 대투증권은 최대 2천억원,한투증권은 1천8백억원 가량을 프로그램 차익거래에 투입했었다. 대투증권은 지난해 12월 선물옵션동시만기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를 그만뒀고 한투증권은 8일 옵션만기일 이후 차익거래를 중단할 방침이다. 대투증권 고위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프로그램 매매를 실시해봤지만 관련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수익은 크지 않아 이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이들 증권사의 대주주인 정부가 올 상반기까지 두 회사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중단하라고 지시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영 서울증권 연구원은 "한투 대투증권이 프로그램 매매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난해 말 이후 선물베이시스가 상당히 좋았음에도 프로그램 매수가 크게 감소했다"며 "올해는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주가가 영향을 받는 '웩더독' 현상이 상당 부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