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탈북자 돕는 김상천 콤마푸드 사장

프라이드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인 콤마푸드시스템의 김상천 사장(43)은 2년째 탈북자를 도와주고 있다. 남한 사회로 들어와 힘들게 적응하는 탈북자들을 위해 창업강좌를 하는 것은 물론 자기회사 가맹점에 가입시켜 탈북자들의 홀로서기를 돕고 있다. "탈북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입니다.사회에 제대로 정착하도록 도와주려면 물질적 지원이 아니라 사는 방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김 사장이 탈북자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탈북자 정착을 지원하는 '굿피플대학'에 근무하는 친구로부터 이들이 남한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부터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파산해 재기 과정에서 뼈아픈 좌절을 몸소 겪었던 김 사장은 연고도 없는 남한에서 방황하는 이들 탈북자가 남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굿피플대학 1기 졸업생인 이모씨 부부를 후원,가맹점을 내도록 했고 이어 3명을 본사에 채용해 물류와 생산부서에서 일하도록 배려했다. "처음에는 물질적 지원만 하면 큰 문제가 없는 줄 알았습니다.그런데 같이 일해 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탈북자들을 무작정 어루만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 그는 때로는 따가운 질책도 아끼지 않았다. 가맹점을 낸 이씨 부부의 경우 1천만원 어치의 설비와 자재 등을 지원했지만 매출이 떨어져 엄하게 추궁했다고 한다. 결국 이씨 부부는 2년여만에 큰 이익을 낸 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알 것 같다"며 고마움을 나타냈고 김 사장은 그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또 다른 탈북자 김모씨는 러시아에서 10년을 방황하다 폐인 상태로 간신히 한국에 입국했다. 그는 김 사장의 도움으로 회사 숙소에서 살면서 물류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아무런 꿈도 없이 살던 김씨는 그간 전국 가맹점을 누빈 경험을 밑천으로 자신의 점포를 개업할 꿈을 갖고 있다. "탈북자들은 일에 대한 애착이 외국인 근로자들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합니다." 김 사장은 탈북자들이 외국인보다 생활력이 훨씬 강하다면서 그러나 가끔 북한에 두고 온 가족 때문에 쌓은 공을 망쳐버리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