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新지도] 울산 : 해양시추선.플랜트 설계 'KCL'

'작지만 강한 알짜배기 토종기업' KCL(대표 최상훈)의 입지는 매우 독특하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에서 잔뼈가 굵은 10여명의 전문가들이 창업한 데다 3차원 캐드캠(CAD·CAM) 기법을 활용해 해양시추선은 물론 석유화학 플랜트 등의 설계를 상용화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훈 사장은 지난 2000년 1월 안정된 회사를 떠나지 말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같은 부서 직원과 함께 KCL을 차렸다. 그러나 단순 설계작업만으로는 직원들의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해 인력파견사업을 할 만큼 힘든 시련을 겪어야 했다. 1년여간 고전했던 최 사장은 전공을 살려 해양시추선 설계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업경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3차원 설계기법을 대형 시설물과 공장 전반에 적용해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입체화 솔루션을 개발하면서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지하에 매설돼 있는 초대형 배관들까지도 3차원 입체모형을 통해 영화를 보듯이 자세하게 구조를 살펴보고 가스 누출 등의 문제 발생시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게 KCL 제품의 특성이자 강점이다. 최 사장은 "말 그대로 생산시설의 기획에서부터 보수 및 폐기에 이르기까지 라이프 사이클 전과정의 데이터를 전산 관리해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첨단 솔루션"이라면서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기업경쟁력을 키우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CL의 이 기술은 이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의 해양시추선 설계에 적용되고 있다. 덕분에 창업 직후 5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던 매출은 지난해 말 4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직원도 1백20명으로 불어났다. 최 사장은 올해부터는 석유화학 계통의 3차원 공장설계 솔루션 사업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울산 석유화학공장의 경우 노후화된 시설물이 많은 반면 아직도 평면 설계도면에 의존하고 있어 조그만 사고에도 대형 폭발 및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3차원 입체관리가 시급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중국의 석유시추와 케미컬 플랜트 등 에너지 관련 설계와 엔지니어링 시장에도 본격 뛰어들 생각이다. (052)236-9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