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미국의 'we are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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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미국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세계화'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왜 세계화가 미국 노동자들에게는 나쁜가' 하는 문제다.
우리는 거의 매일 미국 전역에서 '고용 없는 회복'이라는 주제의 기사와 강연들을 접하고 있다.
이런 기사와 강연에는 왜 인도로 일자리를 '수출'하는가,대(對)중국 무역에서 왜 적자를 내는가,왜 미국이 불공정한 무역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결론은 '행동에 나서자'는 것인데 표면적으로는 무역 상대국을 미국의 법과 규칙에 복종하도록 만들자는 것이고,속내를 들춰 보면 다른 나라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자는 소리다.
정치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현실을 보자.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국인 동시에 최대 수입 및 수출국이고 GDP(국내총생산) 역시 세계 최대이며,반대로 실업률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일자리가 빠져 나가는 것이 정말 미국경제에 나쁜 것일까?
세계화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세계화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기업은 문을 닫는다.
하지만 이를 피하려 장벽을 쌓아 올린다고 해서 더 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언제나 사람,자본,원자재,공산품을 '수출'해 왔다.
그리고 이제 세계화에 따라 수출품목에 제조업 일자리가 추가됐다.
일자리 이전은 우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대가로 현지 생산체제를 갖춰야 했기 때문에 시작됐다.
기업이 고정비용을 가변비용으로 바꾸고,핵심 역량에 집중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유연성을 제고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이와 함께 소비자가 끊임없이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자면 제조나 서비스를 해외에 아웃소싱하는 것도 당연한 선택이다.
지각 있는 경제학자나 기업가라면 이런 현상이 전반적으로 부를 끌어올려 전세계가 혜택을 본다는 사실을 반박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인정하면서도 어떤 사람들은 자기 산업,자기 회사만 특수 대접을 받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와 기업인들은 정책적인 제재를 가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장기적으로 우리와 무역 상대국의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국가를 기업으로,일자리를 상품으로 볼 때,일자리를 외국에 빼앗기는 것은 우리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뜻할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은 일자리 경쟁에서 백전백승할 수는 없으며 이를 추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 굳이 처방을 내리라면 나는 우리 '상품'의 질을 제고하는 쪽으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산이 외국산보다 낫다면 기업가들은 당연히 미국에서 생산하려 할 것이고,이는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는 '어떤 정책이 우리 노동시장을 더 매력적인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가'이다.
이를 위해 국가가 할 일은 자본과 노동의 이동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세계적으로 더 공정한 무역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즉 불필요한 정부 개입을 줄이고 대중의 선택에 맡길 것,효율성을 높이고 공공 서비스의 비용을 낮출 것,정부의 가격 조정을 근원적으로 철폐할 것 등이 우리가 시행해온 좋은 정책들이다.
이 모든 조치에도 불구하고 어떤 일자리들은 여전히 해외로 빠져 나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수출할 여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그만큼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정리=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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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회장에 이어 현재 벤처캐피털업체 TH 리 푸트남 벤처스 회장으로 있는 하비 골럽이 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칼럼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