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받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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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일제히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신용관리를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은행에서 신용만으로 돈을 빌리기가 한결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이 와중에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가계대출은 사상 최대인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가계부문의 '신용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베스트론'의 대상인 우수고객 A∼D등급 중 D등급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지 않기로 했다.
베스트론은 신용이 좋은 고객 40만명을 대상으로 5백만∼2천만원을 신청 즉시 빌려주는 대출이다.
신한은행은 9일부터 주거래고객의 신용대출 한도를 고객 등급별로 2백만∼5백만원씩 축소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잠재 주거래고객인 '업스케일' 등급의 경우 한도대출 대상에서 아예 제외키로 했다.
한미은행은 오는 27일부터 카드론의 우대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고객 등급별로 연 0.4∼1%포인트씩 금리를 높이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4백만명에 달하는 KB우대고객 선정 기준을 이달 말까지 전면 개편키로 했다.
특히 △신용리스크 강화 △수익성제고 측면에서 우대고객을 재선정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대출금리ㆍ한도 등을 더욱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조흥은행은 작년 12월부터 지점장의 신용대출 전결 한도를 종전 1억∼2억원에서 3천만∼5천만원으로 70% 이상씩 일률적으로 축소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가계 대출은 모두 2백52조8천2백26억원(주택담보대출 1백52조6천8백65억원 포함)으로 이 가운데 40조원 안팎이 금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 대출은 지난 99년 말 91조9천억원에서 2000년 말 1백15조6천억원, 2001년 말 1백60조7천억원, 2002년 말 2백22조2천억원 등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은 관계자는 "2000년부터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 가계 대출의 만기가 올해 대규모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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