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회장 그룹경영 전면 나설듯..SK, 손길승회장 구속되나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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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SK그룹 회장이 8일 SK해운의 비자금 조성 및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이후 SK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손 회장이 구속되는 등 사법처리될 경우 보석으로 풀려난 이후 조심스레 행동반경을 넓혀온 최태원 SK㈜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SK는 △SK해운의 분식회계 사건이 수개월 전 증권선물위원회 조사로 대부분 밝혀진 사안이며 △손 회장이 그동안 수사에 협조한 점을 들어 검찰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아상에 부당지원했다는 내용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는 부실해진 계열사를 지원하다 발생한 손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실질적으로 수익을 떼어먹은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7천억원대 선물투자와 이에 따른 손실에 대해서도 "이는 개인적 치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부실을 어떻게든 만회해보려 했던 것"이라며 "금액도 검찰이 발표하듯 그렇게 많은 규모는 아니며 2천억원대"라고 말했다.
또 다른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투자 등 경영계획을 수립해 강력하게 실천해 나가야 할 시점에 손 회장이 인신구속된다면 그룹 경영에 차질이 예상된다"며 "검찰이 이를 참작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손 회장이 구속 될경우 법원의 형 확정까지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을 대신해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과 황두열 SK㈜ 부회장 등 원로급 경영인이 최 회장과 함께 SK그룹의 독특한 지배구조인 '대주주와 전문경영인의 파트너십 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그룹 내부에서는 이번에 아예 최 회장 중심의 단독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버린 사태'에 대응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할 상황에서 그룹의 구심점 역할이 필요한 데다 △'투톱경영'은 지난 98년 최종현 2대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따른 일종의 '비상경영체제'로 5년여의 세월이 흘러 의미가 퇴색된 점 △계열사별 독립경영과 투명경영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전문경영인 출신의 그룹회장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점 △옛 그룹 구조조정본부가 사실상 SK㈜ 투자회사관리실로 축소된 점 등을 들어 그룹 오너이자 SK㈜ 회장인 최 회장이 경영을 총괄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때문에 60대 경영진의 동반퇴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