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國증시] 고용부진에 '급브레이크'

기세 좋게 뻗어나가던 뉴욕 증시가 고용 통계에 일격을 맞았다. 지난 9일 작년 12월 새로 늘어난 일자리가 1천명 선으로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는 고용 통계가 나오자 다우 지수는 1백33.55포인트,나스닥은 13.33포인트 밀렸다. 주 중반까지의 상승세가 워낙 컸던 탓에 한 주 전체론 다우가 0.5%,나스닥이 4% 올랐지만 부진한 고용지표는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일부 통신업종들에 대한 평가도 낮아져 하락의 골이 깊었다. AT&T는 도이체방크가 보유에서 매각으로 등급을 낮춘 데 영향을 받아 92센트 떨어졌다. SBC 커뮤니케이션스는 메릴린치가 중립에서 매각으로 변경하자 1.39달러 하락했다. 고용 통계는 예상을 너무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경기회복을 감안할 때 12월 일자리가 10만개에서 15만개 정도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급브레이크가 걸린 듯한 고용 시장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인지,아니면 상당 기간 계속될 것인지 전문가들의 분석은 엇갈렸다. 대체로 고용 증가를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이른바 '일자리 없는 성장'이 굳혀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기업들의 해외탈출이 이어지면서 구조적으로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은 채 강한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 생산 총량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결국 고용이 늘어야만 절대 생산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은행 손성원 수석 부행장은 "12월 고용 부진은 기업이나 근로자들이 아직도 경제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 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한 단계 더 올렸다. 블루칩 이코노미 인디케이터스가 10일 조사한 성장률 전망치는 4.6%로 연말 조사치보다 0.2%포인트 높아졌다. 달러 급락이나 테러라는 돌발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 소비와 기업이익 증가로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주식 뮤추얼펀드에도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12월에도 1백50억달러가 새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1월보다 많은 수준으로 이런 자금들이 들어오면서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나스닥은 2년6개월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14일부터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된다. 14일에는 12월 도매물가와 11월 무역적자,15일엔 12월 소비자물가와 소매 판매,16일엔 11월 재고,12월 산업생산,1월 소비자심리 발표가 예정돼 있다. 부진한 고용지표에 놀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워 줄지 주목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