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주목되는 부동산경기 거품논란

연초부터 세계 부동산 경기 거품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해 10ㆍ29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재테크 생활자들이 여전히 큰 관심을 보이는 국내 부동산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세계 부동산 시장은 상승세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저금리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적정 금리 수준을 따지는 테일러 준칙(Taylor's rule) 등을 통해 세계 각국의 금리 수준을 보면 적정 수준보다 낮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낮으면 금융 부채를 통해 부동산 등 실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믿는 소위 '부채-경감 현상(debt-deflation syndrome)'이 확산되고는 했다. 종전과 다른 것은 이번에는 재료가 있는 지역은 가격이 높아져도 가격이 더 오르는 '차별화 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은 점이다. 그만큼 투기적인 요인이 아니라 실수요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점은 한국보다 다른 나라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부동산값이 급등함에 따라 최근 들어서는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이미 한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들이 부동산 규제에 나서고 있고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그린스펀의 부동산 거품 우려 발언을 계기로 전세계적인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만약 현 시점에서 부동산 거품이 붕괴된다면 올들어 기대감이 높아지는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경기 회복세는 부동산값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주가가 10% 상승할 경우 소비는 0.3% 증가하는 반면 부동산값이 10% 오르면 소비가 0.6%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의 논거는 이렇다. 최근처럼 금리 인상이 임박해지는 시점에서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와 있고 △금융사의 주택자금 부실화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정보기술(IT)→주가→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온 일련의 미국경제 거품 붕괴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부동산 부문의 거품 붕괴는 필연적이라는 시각이다. 이에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이번의 부동산값 상승은 실수요를 반영해 투기적인 징후가 거의 없고 현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당분간 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아직은 우려할 만한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고령인구 비율 증가 등 인구 구성 변화로 부동산 경기 활황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도 나온다. 미국의 경우 가구주 연령이 45∼50세 2천70만가구 중에서 76%, 35∼40세 2천4백40만가구중 67%만 자가 소유인 점을 감안하면 갈수록 주택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논란 속에 현재 부동산 거품 우려에 대한 평가는 그렇게 비관적이지만은 않다. 올해 세계 부동산 시장은 부동산담보 대출의 차환(借換)이 둔화되면서 부동산값 상승폭이 낮아지는 이른바 '질서 있는 진정 국면(an orderly calming down)'이 나타날 것으로 부동산 관련 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상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