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R시장 선점경쟁 '후끈'

누리텔레콤 금호미터텍 벤처코리아 2WG 등 자동원격검침(AMR) 시스템 업체들이 앞으로 10여년간 1조∼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AMR시장을 놓고 본격적인 선점 경쟁을 벌이고 나섰다. AMR는 그동안 전기분야에서 공장,업무용 빌딩 등 산업용으로 주로 사용됐으나 제주도 지역에서 가정용의 시범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데다 올 상반기 중 도시가스 시범사업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본격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솔루션 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한 영업·마케팅,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업계에선 가스와 전기부문만 합쳐도 시장 규모가 1조원을 거뜬히 넘어서고 수도나 열량계,디지털홈 사업에 원격 검침기술이 활용되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시가스 시범사업 수주경쟁 치열=이달 중순부터 전국 30여개 도시가스 업체들이 시범사업자를 선정해 오는 6월까지 전국 5만 가구에 AMR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검증 단계를 거쳐 내년 말부터는 본사업이 전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AMR업계는 도시가스 원격검침 시범사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 참가 희망업체는 벤처코리아 누리텔레콤 금호미터텍 에크로텍 2WG 등 모두 9개에 이른다. 하지만 선정되는 곳은 4∼5개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시범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원격검침사업을 관장하는 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오는 2015년까지 해마다 58만 가구씩 약 6백만 가구가 AMR 시스템을 도입토록 할 것"이라며 "계량기와 검침 솔루션을 합친 가스부문 AMR시장 규모는 3천억∼5천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잠재력 큰 전기 AMR 시장=한국전력은 지난 3년간 누리텔레콤을 통해 11만대의 원격검침기를 산업용 전력수용가에 도입했다. 한전은 현재 제주도에서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올해 말께 본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상 가구가 1천5백만에 이르는 일반 가정시장은 10년간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부문에서 일단 유리한 고지에 선 업체는 산업용 시장에서 이미 3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누리텔레콤.하지만 경쟁 업체들도 만만치 않다. 계량기 업체인 금호미터텍은 최근 자체 연구소에서 전기 수도 가스 등에 적용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했고 에크로텍은 가스에 이어 전기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2WG도 상대적으로 고가이지만 오류가 적은 이미지센싱 방식의 제품으로 전기와 가스,수도 분야를 고루 공략한다는 각오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전기분야의 AMR시장이 열리기 위해서는 자동화의 경제성에 대한 검증이 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용어설명 ] 자동원격검침(AMR, Automatic Meter Reading)=전력 가스 수도 등의 사용량을 검침원이 직접 방문해 수작업으로 체크하던 일을 컴퓨터와 통신기술(케이블TV망,이동통신망,전력선망,RF모듈방식 등)을 이용해 멀리떨어진 중앙 검침센터에서 자동으로 검침하는 시스템. 오검침으로 인한 민원이 획기적으로 줄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홈네트워크(디지털홈) 사업에 적용될 수 있어 성장성이 큰 분야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