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류 '러브&팝' '스트레인지...' 동시출간

국내에 많은 고정 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일본작가 무라카미 류의 걸작선 '러브& 팝'과 '스트레인지 데이스'(이상 동방미디어)가 동시에 출간됐다. 무라카미의 작품은 '풍요의 시대'에 접어든 일본사회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잘 보여준다. 마약과 섹스 폭력 범죄 등을 다룬 장면이 그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나 의사소통의 부재에 작가가 얼마나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집단주의에 매몰된 개인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허와 실을 드러내 보인다. '러브& 팝'은 원하는 상품을 갖기 위해 원조교제에 나서는 한 여고생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원조교제를 도덕적인 잣대로 판단하거나 한낱 흥미거리로 다루지 않는다. 그는 감수성 예민한 눈으로 원조교제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경쾌한 문체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스트레인지 데이스'는 무력감에 빠진 40대 이벤트 회사 대표(소리마치 고조)와 12t 트럭을 모는 20대 여자운전사(준코)의 운명적인 만남을 그린 작품.어울릴 것 같지 않는 두 남녀를 연결해주는 것은 15장의 록음악 CD다. '도어스'의 '스트레인지 데이스'를 비롯 '롤링 스톤스'의 '배거스 뱅킷','산타나'의 '블랙 매직 우먼'등 록음악을 통해 작가는 자기정체성과 존재의식이란 주제로 독자들을 끌어당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