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갈취…조폭 뺨치는 국회의원

16일 송영진 열린우리당 의원(구속?사진)의 영장에 따르면 송 의원은 개인 빚을 갚기 위해 국정감사를 위협수단으로 악용,대우건설로부터 지난 2002년 11∼12월 세 차례에 걸쳐 2억원을 뜯어냈다. 송 의원은 또 지난 2002년 2월과 6월 철거전문회사로 공사능력도 없는 S산업으로부터 대우건설이 주간사인 '잠실주공 2단지 재건축사업'에서 공사를 수주하도록 도와달라는 청탁을 받고 1천만원을 챙겼다. 송 의원은 특히 S산업이 공사를 수주하도록 대우건설에 갖은 압력 수단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작년 7월 송 의원이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 이 같은 부탁을 했지만 2개월간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하자 '국감'을 통해 대우건설을 압박했다. 송 의원은 같은 해 9월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우건설이 시공 중인 고속도로 현장에서 공장도급사를 참여시키지 않는 등 위법사항을 확인한 뒤 이를 국감에서 문제 삼을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측은 이 같은 송 의원의 '압력'에 못이겨 공사능력이 부족한 S산업 외 다른 업체를 추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송 의원이 이름만 바꾼 S산업을 다시 추천하자 발주를 재차 거부했다. 하지만 대우건설은 워크아웃 중인 터에 국감에서 증인으로 채택되면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우려,결국 건설수주 청탁과 국정감사 위협을 더 이상 하지 않는 조건으로 2억원을 외주구매본부장인 박모씨를 통해 11월과 12월 세 차례에 걸쳐 송 의원에게 제공했다. 송 의원은 운전사 없이 서울 남대문로 소재 대우건설 지하 주차장으로 직접 차를 몰고와 현금을 건네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상규 서울지검 3차장은 "송 의원은 2억원을 대선 및 경선자금에 사용했을 뿐 개인적인 유용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송 의원이 S산업으로부터 공사 수주금의 일정률을 수수료로 챙기기로 한 점이나 국감과 관련해 한국도로공사에 자료를 요청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의정활동을 빙자한 갈취성 뇌물 수수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