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실의 '퀴즈경제'] '혼잡통행료의 경제학'

[1] 교통혼잡 비용이 가장 큰 차종은? (가)승용차 (나)대형화물차 (다)대형버스 (라)택시 [2] 막히는 무료도로는 다음 중 어떤 재화라고 봐야 할까? (가)공공재 (나)사유재 (다)공유자원 (라)자본재 [3] 혼잡통행료를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시정하기 위한 세금에 비유한다면? (가)누진세 (나)간접세 (다)법인세 (라)피구세 ----------------------------------------------------------------- 교통혼잡 때문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증발되고 있는 걸까. 교통개발연구원은 2002년 전국의 도로교통 혼잡비용이 22조1천3백56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71%에 달했다고 밝혔다. 경부고속철도 건설에 18조4천억원이 투입됐다고 하니 1.2개의 경부고속철도를 건설할 수 있는 비용이 해마다 교통혼잡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교통정체 없이 정상적으로 주행할 때와 비교해 교통혼잡 때문에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기름값 시간손실 비용 감가상각비 등을 합산한 교통혼잡 비용은 수도권 지역이 전체의 56.1%를 차지했다. 도시별로는 서울 부산 인천 대구의 순이었고, 차종별로는 승용차의 혼잡비용이 단연 앞섰다. 서울시가 최근 남산 1,3호 터널과 같은 혼잡통행료 징수 구간 확대 방안을 제기한 것은 날로 늘어나는 교통혼잡 비용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보여주듯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자 이명박 서울시장은 일단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버스체계 개편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승용차 수요가 줄어든다면 혼잡통행료 징수구간을 확대할 필요가 없겠지만 그래도 별무 효과라면 한번 검토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의미로 들린다. 어쨌든 한쪽에선 도로 확충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혼잡통행료 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고, 다른 한쪽에선 되레 부담만 늘어날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논란을 빚고 있는 혼잡통행료는 무슨 경제학적 근거에서 나온 것일까. 경제학자들은 공공재(public goods)와 공유자원(common resources)을 구분한다. 다른 누가 소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지(배제성),어떤 사람이 소비하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볼 수 있는지(경합성)를 따져 배제성도 경합성도 없다면 공공재이고 배제성은 없지만 경합성이 인정되면 공유자원으로 분류한다. 그렇다면 무료인 도로는 공공재인가, 공유자원인가.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안 막히는 도로라면 공공재라고 하겠지만 막히는 도로는 공유자원이다. 안 막히는 도로에서는 당신의 도로 사용이 다른 사람의 도로 사용을 방해하지 않지만 막히는 도로에서는 그만큼 교통 혼잡을 유발해 다른 사람의 도로 사용에 방해(부정적 외부효과)가 되기 때문이다. 혼잡한 도로는 '공유자원의 비극현상'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통혼잡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 도로의 공급에 한계가 있다면 도로 사용에 대해 가격, 즉 사용료를 책정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불필요한 도로 사용은 물론이고 대기오염도 줄어들지 않겠느냐는게 경제학자들의 생각이다. 혼잡통행료는 이런 이론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다. 교통혼잡과 대기오염 등에 대해 정부가 직접 규제하기보다는 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보자는 것이다. 세금에 비유한다면 일종의 '피구세'(환경오염과 같은 부정적 외부효과를 시정하기 위한 세금 사용을 처음 주창했던 경제학자 A Pigue의 이름을 딴 것)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서울시 말고도 일부 구간에 혼잡통행료를 적용하는 도시들을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도시 전체로 확대한 곳은 싱가포르나 런던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혼잡통행료를 확대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을 시사한다. 대체 교통수단의 편리성이라든지 우회도로의 유무(有無)부터 시작해 확대지역 선정,징수체계와 같은 인프라 등 그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혼란과 함께 부담만 커지는 꼴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느 쪽 얘기를 들어봐도 지금의 논란이 혼잡통행료 그 자체에 대한 시비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 정답 : [1]가 [2]다 [3]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