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불교종단 수익사업 활기

탈속(脫俗)의 이미지가 강한 전통 불교종단들이 수익사업 활성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신자들의 시주금만으로는 복지사업 등의 재원을 조달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불교태고종은 최근 스마트카드 제조 및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코스닥 등록기업 ㈜AMS를 인수했다. 태고종이 재단법인 태고원 명의로 인수한 ㈜AMS의 지분은 1백40만주(12.33%)로 인수대금은 30억원이다. 태고종은 앞으로 ㈜AMS를 통해 사찰 건립을 비롯한 건축업,추모공원 등 납골사업,영상포교를 위한 영화 제작 및 유통,인터넷쇼핑몰,종단의 유휴지를 활용한 펜션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운산 태고종 총무원장은 "종단과 사찰 운영을 시주금에만 의존해온 관행에서 벗어나 건전한 기업활동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하고 이익금은 사회에 환원하는 새 경제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태고종은 사찰과 신도들이 추가로 1백억원을 모금해 ㈜AMS를 증자하고 기업 경영과 종단의 불사 및 수익사업이 효과적으로 연계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전남 순천 선암사의 전통차를 '산사(山寺)'라는 브랜드의 녹차음료로 만들어 팔 예정이고 충남 홍성의 식음료 포장용기공장 인수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운산 원장은 설명했다. 태고종은 해방 직후 인천베어링 전남여객 충북여객 등의 불교기업을 설립해 운영하다 조계·태고 분규로 실패했으며 그 이후 기업에 직접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불자들에게 일반 보험회사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그 수익금의 일부로 승려노후복지기금을 조성하는 '자비의 보험금 나누기 운동'을 올해 전개한다. KBLP라는 보험상품 판매 대리회사가 사찰이나 불자를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팔고 판매수수료의 일부를 기금으로 적립한다는 것.조계종은 이를 통해 승려 노후복지시설 운영비를 지원하고 연로한 스님들의 의료비와 활동비 등을 지급한다는 계획 아래 실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