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SK㈜ 주총 개입 않는다"..소버린 "최회장도 몰아내겠다"

참여연대가 SK㈜ 사태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SK㈜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기로 하는 등 소액주주로서 SK㈜ 사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왔었다. 참여연대는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태원 회장을 경영진에 남겨두되 제도는 바꿔보자는 참여연대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소버린이 거부했다"며 "이에 따라 참여연대는 오는 3월 SK㈜ 주주총회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그러나 "소버린자산운용의 오너인 챈들러 형제가 참여연대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표대결을 통해 SK㈜ 이사진을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로 교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고 전해 소버린의 최종 목표는 SK 경영권 장악임이 확인됐다. ◆소버린 "최 회장 몰아내겠다" 참여연대는 최태원 회장,채권단을 대표한 김승유 하나은행장,소버린의 오너인 챈들러 형제 등과 면담을 통해 거중조정을 시도했으나 소버린의 분명한 반대와 최 회장측의 확실한 입장 표명 유보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참여연대는 최 회장과 손길승 회장,김창근 사장 등을 등기이사에서 퇴진시키고 이해관계자 집단 모두가 동의하는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또 내부거래위원회 신설,집중투표제와 전자·서면투표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냈다. 참여연대는 다만 대주주인 최 회장의 역할을 인정,SK㈜의 경영진으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소버린측은 △최 회장의 역할을 인정할 수 없으며 △독자적인 한국인 후보를 고르고 있는 중이라며 참여연대 제안을 거부했다. 소버린의 리처드 챈들러와 면담한 장하성 고려대 교수(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는 "챈들러가 최 회장을 몰아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이번 주총에서 표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 우호주주인 하나은행의 김승유 행장도 전반적인 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최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배제되는 데 대해서는 명백한 반대입장을 보였다. ◆SK 지배구조 개선안 내기로 SK그룹은 이달 중 SK㈜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기로 하는 등 소액주주 표심잡기를 통해 경영권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대주주이고 아직 임기가 남았다는 점에서 SK㈜ 이사에서 사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손 회장과 김 사장의 경우는 임기가 만료된 데다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낸다는 취지에서 퇴진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경영진 퇴진 주장에 대해 받아들일 게 있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있다"고 언급,적어도 두 명 가운데 한 사람은 자리에서 물러날 것임을 시사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이 주총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혀 소버린이 표대결을 벌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