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佛, ITER부지 유치 놓고 치열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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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국제공동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부지 유치를 놓고 일본과 프랑스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클로디 에뉴레 프랑스 연구기술부 장관은 19일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과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을 잇따라 만나 이달 말로 예정된 ITER 부지 선정 회의에서 자국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에뉴레 장관은 이어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ITER 프로젝트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핵융합프로젝트에 관련기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프랑스로 부지가 확정될 경우 ITER 컨소시엄 구성 때 한국 측과 파트너십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한국에 대통령 특사를 파견하기도 했다.
ITER 프로젝트에는 한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대상 부지로는 일본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와 프랑스 남동부 카다라슈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ITER 프로젝트는 실험로 건설에만 2005년부터 2014년까지 50억달러가 투입되며 향후 20여년 동안 60억달러 이상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프로젝트로 국제우주정거장(ISS)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이다.
프랑스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도 지난 14일 가와무라 타케오 문부과학성 장관을 한국에 파견,오 장관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현재 미국은 공개적으로 일본을 지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프랑스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해 12월 부지 선정 회의 때 일본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따라서 최종 부지 선정과정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