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가전, 아날로그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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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전시장에서 디지털 제품의 판매가 아날로그 제품의 판매량을 완전히 추월했다.
DVD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가 지난해를 기점으로 VCR와 필름 카메라를 판매대수나 금액면에서 모두 앞지른 데 이어 디지털TV도 판매 금액면에서 아날로그TV를 제쳤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업계의 전체 TV매출에서 디지털TV가 차지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전체 판매 수량면에서는 아직 브라운관을 중심으로 하는 아날로그TV가 80%를 차지했지만 판매액으로는 PDP·LCD·프로젝션 등 디지털TV가 6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수출 및 내수 판매 TV 중 디지털TV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50%에 달했다.
이는 2002년의 30%에 비해 20%포인트 증가한 것.
올해는 전체 TV 매출 중 디지털TV 비중을 60%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도 작년 TV 사업부 매출 2조원 가운데 디지털TV 비중이 금액 기준으로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의 50%에 비해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LG전자는 올해 디지털TV 매출 비중이 70%까지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디지털TV의 판매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어 디지털TV가 아날로그TV를 급속히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DVD플레이어와 디지털 카메라는 2002년 판매 금액에서 VCR와 일반 카메라를 처음 추월한 데 이어 작년에는 판매대수 면에서도 아날로그 제품을 앞질렀다.
DVD플레이어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은 65만대로 전년에 비해 26.5% 늘었다.
이에 비해 VCR 판매는 41.7%나 감소한 35만대에 그쳐 판매대수에서도 처음으로 DVD플레이어에 밀렸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국내 DVD플레이어 시장은 작년보다 16.2% 증가한 75만대에 이르는 반면 VCR 판매량은 27만대선에 그쳐 격차가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시장도 디지털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빠른 속도로 잠식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디지털 카메라는 모두 90만대로 전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필름 카메라 판매량은 36만대에 그쳐 2002년에 비해 50% 이상 줄어들었다.
금액으로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 규모가 3천1백억원으로 일반 카메라(3백70억원)의 10배 가까이 커졌다.
캠코더의 경우 2001년 디지털 캠코더가 아날로그 캠코더 판매량을 추월하면서 디지털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다.
지난해 국내 디지털 캠코더 시장 규모는 25만대를 기록,아날로그 캠코더 판매량(4만대)의 5배를 넘어섰다.
MP3플레이어도 아날로그 제품인 워크맨을 제쳤다.
지난해 팔린 MP3는 1백11만대로 워크맨(10만5천대)의 10배를 넘어섰다.
올해 판매량은 MP3가 1천7백만대,워크맨은 64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