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가 LG 먹여 살린다..LG필립스LCD 순익 지난해 1兆 돌파

'손자가 아버지 어머니는 물론 할아버지까지 먹여 살린다.' LG전자(아버지)와 필립스(어머니)의 자회사이자 ㈜LG(할아버지)의 손자회사인 LG필립스LCD가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LCD는 지난해 매출 6조원 가량에 순이익 1조원 정도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02년에 비해 매출은 70%,순이익은 무려 2백46% 가량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초부터 지속된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시장 호황으로 LG필립스LCD가 대규모 이익을 냄에 따라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LG전자는 약 5천억원 안팎의 지분법 평가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지난해 순이익이 9천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LG필립스LCD가 LG전자 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준 셈이다. LG전자 지분 36.1%를 갖고 있는 ㈜LG도 약 1천8백억원을 순이익으로 거둬들일 수 있게 됐다. 순이익 1조원은 지난해 LG그룹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좋은 실적일 뿐 아니라 지금까지 LG 계열사 중 어느 기업도 기록하지 못한 수치다. LG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인 LG전자도 그동안 순이익 1조원은 한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LG필립스LCD는 앞으로도 LG전자에 매분기 1천5백억∼2천억원의 지분법 평가익을 안겨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제 LG전자가 얻은 LG필립스LCD 지분법 평가 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천억원에서 3분기 1천7백7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4분기에는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LG필립스LCD는 네덜란드 필립스에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필립스는 작년 3분기 1억3천1백만유로의 지분법 평가이익을 올린 덕에 총 1억2천4백만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LG필립스LCD가 없었더라면 자칫 적자를 볼 수 있었던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필립스LCD는 그동안 대규모 투자 등으로 LG전자 실적을 깎아 먹는다는 눈총을 받아왔다"며 "합작법인 설립 3년 만에 LG전자와 필립스 모두에 효자 자회사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