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協'은 뭐하나 ‥ 시장혼란 불구 넉달째 한번도 안열려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 금융당국간 정책협의체인 '금융정책협의회'가 유명무실화돼 정책조율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2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김광림 재경부 차관이 주재하는 이 회의는 지난해 9월24일 회의를 마지막으로 4개월여 동안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금정협은 재경부 차관과 한은 부총재,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 3명의 부기관장이 금융시장 정보 교류와 정책조율 등을 위해 부정기적으로 갖는 협의체이다. 공식 기구는 아니지만 금융 현안이 있을 때마다 예측가능한 정부 정책방향을 시장참여자들에게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 한 달에 한번꼴(6차례)로 열리던 금정협은 9월 회의를 마지막으로 LG카드 사태, 외환시장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개점휴업 상태다. 이에 대해 재경부측은 "그동안 세 기관에 특별히 공통된 안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종전 회의도 일반적인 시장동향 점검이나 카드대책 등 공통된 안건에 국한되지 않고 열렸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한은과 금감위는 "재경부에서 (회의 개최에 관한)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정책중 상당수가 재경부 독단으로 이뤄진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협의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입맛대로 여는 협의회가 아니라 아예 정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이 다가오면서 회의가 줄어든 점을 지적하며 금융당국의 자세를 문제 삼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