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다시 본다] 중국 : (2) 첨단기술 寶庫 '양쯔강 IT회랑'

상하이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쑤저우공업원구(蘇州工業園區)'. 싱가포르 공업단지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플래시메모리 생산 전문업체인 페이쒀(飛索)반도체는 요즘 설비를 24시간 내내 가동하고 있다. "설립 초기에는 수출이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중국 휴대전화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지금은 내수물량을 맞추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시장 한 가운데 공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이 회사 루바오차이(盧寶財) 사장은 "상하이 주변에 IT업체가 속속 모여들면서 매년 영업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이쒀반도체는 세계 IT단지로 떠오르고 있는 창장(長江ㆍ양쯔강) 삼각주의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반도체 컴퓨터 통신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지금 이곳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상하이-쿤산(昆山)-쑤저우(蘇州)-우시(無錫)-창저우(常州)-양저우(楊州)-난징(南京) 등으로 연결되는 '양쯔강 IT 회랑(回廊ㆍcorridor)'가 형성되고 있다. 쑤저우에서 다시 차를 타고 한 시간을 달려 도착한 우시(無錫). 우시에 도착하자 시정부 관계자가 기술개발구로 안내했다. 일본의 미쓰비시 히타치 소니, 미국의 GE 코닥, 독일의 바이엘 보시 등 다국적 기업 공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개발구 관리위 주민양(朱民陽) 부주임은 "상하이에서 시작된 IT 물결이 쿤산 쑤저우를 거쳐 우시에 이르고 있다"며 "세계 5백대 기업중 50개 업체 공장이 지금 우시에 설립돼 있다"고 말했다. 난징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LG전자 샤프 등이 LCD모니터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난징은 이 분야의 대표적인 산업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양쯔강 IT 회랑(상하이 포함)에 모여 있는 외국 IT 분야 투자업체는 1천5백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하이의 반도체 및 광통신, 쑤저우의 컴퓨터 디지털통신, 우시 양저우 등의 가전,난징의 LCD모니터 등으로 지역적 특색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업체들이 양쯔강 연안으로 모이는 이유는 자재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 다국적기업연구소의 왕즈러(王誌樂) 소장은 "컴퓨터 업체의 경우 대부분 부품을 창장 삼각주 지역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쯔강 및 상하이 항구를 끼고 있는 물류망, 상하이에서 배출되는 풍부한 고급 인력, 장쑤성과 저장성에 퍼져 있는 중국 사영기업과의 협력 등이 어우러져 양쯔강 하류 연안에 지금 거대한 'IT 세계공장'이 생성되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