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분양가공개 파문] 주공 등 "분양원가 공개 못한다"

서울시 도시개발공사가 4일 상암지구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한데 대해 건설교통부 대한주택공사 민간건설업체 등은 공개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찬반 대립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주택공사는 이날 '서울시 원가공개에 따른 공사입장'이란 자료에서 "분양성이나 수익성이 높은 서울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서울도시개발공사와 달리 주택공사는 주로 수도권과 지방에서 사업을 하므로 근본적으로 입장이 다르다"며 "주택공사는 수익성이 있는 수도권 사업장과 손실이 발생하는 지방 사업장 사이의 손익을 맞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공은 또 "분양주택에서 발생한 수익 가운데 일정부분은 국민 임대주택 건설사업 재원으로 활용된다"며 "만약 분양원가 내역을 공개하면 각종 집단민원으로 사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건교부도 "분양원가 내역을 공개하면 검증절차가 필요해 결국 분양가 규제로 이어지게 된다"며 "분양원가 내역공개나 분양가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민간건설업체들도 공개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도시개발공사와 민간업체의 사업구조는 전혀 다르다는 지적이다. 다만 서울시의 이번 공개로 분양가 원가공개에 대한 압력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건설업계는 서울시 도개공 단지의 경우 사업 안정성이 높아 민간업체 공사비와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민간사업의 경우 공사비 책정 기준이 업체마다 다르고 시공업체가 아닌 시행사의 개발이익도 감안해야 하지만 도개공 원가에선 모두 이익으로 책정돼 상대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에선 상암동 주변 아파트 가격이 지난 2002년 월드컵 이후 급등하면서 상암지구 도개공 아파트 수익률도 예외적으로 40%에 가깝게 나왔다는 분석도 있었다. 송종현ㆍ김진수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