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골프] '무릎밑에 수건을 깔 경우'

1987년 2월 미국 토리파인즈GC에서 열린 앤디윌리엄스오픈 3라운드 14번홀. '해마(海馬) 수염'으로 유명한 크레이그 스태들러(51)의 티샷이 작은 나무밑으로 들어갔다. 서서 칠 수 없는 형편이었으므로 스태들러는 무릎을 꿇고 치기로 작정했다. 그는 땅바닥이 질퍽거렸으므로 큰 수건을 깔고 쳤다. 그런데 스태들러가 4라운드를 2위(예상 상금 3만7천여달러)로 마친 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려는 찰나 실격 통보를 받았다. 3라운드에서 수건을 깔고 친 장면이 텔레비전에 방영됐고 이를 본 시청자가 '스탠스 장소를 만들었다'며 규칙위반을 지적해 온 것이다. 이처럼 샷을 할때 수건을 까는 것은 스탠스 장소를 만든 것으로 간주돼 2벌타가 따른다. 스태들러는 문제의 홀 스코어에 2벌타를 가산하지 않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에 스코어카드 오기(誤記)로 실격당한 것이다. 이 사건(?)은 골프 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런 규칙위반 아홉가지 중 다섯번째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한편 95년 문제의 나무가 죽어 골프장측의 특별요청으로 스태들러가 직접 그 나무를 잘라버렸다. (9규칙 13조3항,재정 13-3/2)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