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회담] 환율유연성 낮은 국가 시정 촉구

미국 보카러턴 G7(선진 7개국) 회담을 계기로,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G7이 7일 발표한 폐막 성명의 핵심중 '환율 유연성이 부족한 지역 및 국가는 유연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는 문구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실제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회담후 "회원국 모두가 승리자이며, 패배자는 없다"며, 비회원국들의 통화가 평가절상 대상임을 내비쳤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통화가 국제 환율전쟁의 '희생양'이 될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G7 성명이 환율의 자유 변동을 강조한 것은 자국 통화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는 중국을 강하게 비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물론 G7은 폐막 성명을 통해 위안화 평가절상 요구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리셰 ECB 총재를 포함한 G7 재무장관들은 폐막 후 가진 개별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를 구체적으로 표명했다.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은 "통화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열려 있는 경쟁시장"이라며 "인위적으로 조종되는 통화는 그 나라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위안화에 대한 불만을 간접 표시했다. 다니가키 사다카주 일본 재무상은 "외환 유연성이 부족한 국가에 일본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본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참가국의 양해도 있었다"며 위안화 쪽으로 공을 넘겼다. 이에 따라 위안화의 절상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G7 회담과 때를 같이해 중국 관영 경제주간지 재경시보도 이날 톱기사 '인민폐 5% 평가절상 기운, 서서히 무르익어'를 통해 위안화가치 절상 가능성을 보도해 주목된다. 재정시보는 중국 중앙은행이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 위안화가치를 현행 달러당 8.28위안에서 7.68로 5% 절상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 변동폭은 2005년 말까지는 10%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한 변동폭이 상하 0.3%로, 사실상 고정 운영되고 있다. 재경시보는 위안화 평가절상 방법과 관련, 먼저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한 뒤 연말 이전에 환율 시스템을 복수통화 바스켓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중국은 통화가치는 오르지만 원자재 수입가격이 그만큼 떨어져 예상과 달리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재경시보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미국 재무부 관리들도 최근 베이징을 방문, 위안화 자유화와 관련된 핫머니 유입 방지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도 위안화가 올해 중 달러에 대해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았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1분기중 위안화를 2.5% 평가절상한 뒤 통화 바스켓제로 이행해 올 한 해 5% 정도의 평가절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