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다시 본다] 중국 : (5) '海歸派'가 중국사회를 바꾼다

'해외유학 및 해외근무 경력을 가진 16만명의 해귀파(海歸派)가 중국을 바꾼다.' 1979년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이 해외유학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유학을 보내기 시작한지 4반세기가 지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 첨단기술개발구에 입주한 '마이크로포트메디컬'. 미국에서 10년이상 살던 중국인 창자오화 박사가 5년 전 창업한 기업이다. 30만달러의 자본으로 출발한 이 기업은 이제 1백50명의 종업원을 두고 자산가치가 1천8백만달러에 이를 만큼 성장했다. 상하이에만 창 박사와 같은 기업인이나 고위 임원 또는 기술자로 활동하는 해귀파가 4만5천여명에 이른다. 중국 인사부에 따르면 지난 70년대 후반 이후 58만명이 1백여개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이중 16만명이 귀국, 5천여개 기업을 창업해 연간 1백억 위안(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중국 경제의 또 다른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 해귀파는 최근 수년간 매년 20% 이상 증가하는 추세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치러진 상하이시 공무원 임용시험엔 1백78명의 해귀파가 응시하기도 했다. 광둥성 윈푸시의 정리핑 시장이 대표적 인물이다. 미 하버드대 케네디행정학원 출신의 해귀파인 그는 38세이던 지난 99년 윈푸시 시장에 임명된 이후 산골의 작은 시골 도시를 광둥성에서 재정수입 증가폭이 가장 높은 곳으로 탈바꿈시켰다. 해귀파들의 귀국행에는 '중국의 고성장이 해귀파들에게 최고의 기회를 제공'(창자오화 박사)한 측면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우대정책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중국은 전국에 70여개의 해귀파 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이다. 중국 인사부 관계자는 "중국 경제의 고성장과 선진국의 경제둔화 덕분에 두뇌유입이 유출을 넘어서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