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투신자살로 스트레스 지하철 기관사에 産災 인정

근로복지공단이 잇달은 선로 투신자살로 공황장애에 시달려온 지하철 기관사에 대해 산업재해를 처음 인정했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최근 지하철 자살 급증으로 정신질환을 호소해온 기관사들도 집단 산재신청을 낼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시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도시철도공사 기관사 H씨(33)가 공황장애를 이유로 제출한 산업재해 신청이 최근 받아들여졌다. H씨는 지난해 9월 서울 지하철 6호선 운전 중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고 구토증세를 느끼며 열차에서 뛰쳐나가고 싶은 충동을 느껴 병원 진료를 받은 결과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공황장애란 실제 위험대상은 없는데도 공포감을 느끼는 정신 발작증세를 말한다.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우울증 정신분열증 등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기관사 6명을 추가로 확인했으며 조만간 이들에 대해서도 산재 신청을 낼 예정이다. 도시철도공사 노조는 "이번 산재 승인은 기관사의 공황장애를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직업병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전동차를 운전하고 있는 기관사들의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철저한 진단과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노동안전보건 연구소 및 인제대학교가 작성한 '도시철도 노동자들의 건상실태 자료'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45.2%가 만성피로 두통 우울 불안 의욕상실 등 정신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48.2%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